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꼽히는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가 내년 2월 평창 올림픽에 미국 선수단을 파견하는 것에 대해 “더 생각해 볼 문제”라고 말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과 맞물려 한반도 전쟁 가능성과 북한의 테러 위협 등을 감안해 선수단의 안전 문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의미다.
헤일리 대사는 7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대북 군사행동 가능성이 잠재적으로 존재하는 현 상황에서 한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에 미국 선수들이 곧 갈 텐데, 그들이 안전할 것으로 생각하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우리가 앞으로 토론할 문제”라고 답했다.
‘선수단 파견이 이미 결정된 일(done deal)이냐 아니면 더 생각해 볼 문제(open question)이냐’고 재차 묻자 헤일리 대사는 “그것은 더 생각해 볼 문제”라며 “나는 (선수단 파견)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듣지 않았지만 북한 문제에 대해 나눈 이야기들은 확실히 알고 있다. 이것은 그 지역(한국)에서 미국 시민을 어떻게 보호하느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수단 가족이 함께 가는 것도 안전할 것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사회자의 후속 질문에는 “상황이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달려 있다고 본다. 우리는 북한 상황을 매일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헤일리 대사는 “우리는 아무것도 두렵지 않다. 우리는 우리의 삶을 산다”며 “선수들에게는 올림픽에 참석해 그동안 노력해 온 것들을 펼칠 수 있는 완벽한 기회며, 우리는 선수단의 안전을 사전에 확인하기 위해 모든 조치를 다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정부 고위 관계자가 평창 올림픽 선수단 파견 문제에 대해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헤일리 대사의 발언은 원론적 성격이 강하지만 북핵 위기에 대한 군사행동 가능성이 높아지는 시점에 공화당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이 “주한미군 가족부터 철수시켜야 한다”는 주장까지 편 상황이어서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특히 평창 올림픽이 내년 2월 9~25일 열린다는 것이 주요 논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 중앙정보국(CIA)이 ‘북한이 내년 3월 핵탄두를 탑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실전배치할 수 있다’고 트럼프 대통령에 보고했다는 영국 일간 가디언지의 최근 보도를 감안하면 올림픽 시기에 한반도 위기가 고조될 가능성도 높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5일 러시아 선수단의 평창올림픽 참가 불허를 결정한 데 이어 미국 내에서 선수단 파견 문제 논란까지 불거질 경우 평화올림픽으로 성공시켜 한반도 평화 정착의 전환점으로 만들겠다는 정부의 구상에 차질이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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