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폭스뉴스 등은 포함 안돼… ‘공룡’ 넷플릭스와 본격 경쟁 예고
법무부의 합병 수용 여부에 촉각
월트디즈니가 14일 세계적 미디어재벌 루퍼트 머독이 소유한 ‘21세기폭스’의 핵심사업을 524억 달러(약 57조1000억 원)에 매입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빅딜이 성사될 경우 미디어계에 지각 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뉴욕타임스(NYT), 로스앤젤레스타임스 등에 따르면 디즈니가 사들이는 21세기폭스의 자산은 크게 영화, TV스튜디오, 케이블, 국제TV사업 등 4개 분야다. 매각 자산에는 미국의 6대 메이저 영화사 중 하나인 20세기폭스와 22개 지역 스포츠 채널, FX·내셔널지오그래픽 등 케이블 방송 채널 등이 포함된다. 폭스뉴스, 폭스방송네트워크, 월스트리트저널 등 머독이 소유한 신문사들은 인수합병 대상에서 제외됐다. 21세기폭스 주주는 1주당 디즈니 주식 0.2745주를 받게 된다. 137억 달러(약 14조9000억 원)에 이르는 21세기폭스의 순부채도 떠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21세기폭스를 사들이는 이번 빅딜은 세계 최대 동영상 플랫폼으로 떠오른 넷플릭스와 본격적인 경쟁을 펼치겠다는 로버트 아이거 디즈니 최고경영자(CEO)의 야심에서 비롯됐다. 과거엔 TV가 홈 엔터테인먼트 시장의 강자였으나 넷플릭스의 등장 이후 시장이 급변하고 있다. 디즈니는 두 달 전부터 21세기폭스의 인수합병을 논의해 왔다. 미국 최대 케이블TV 사업자인 ‘컴캐스트’도 인수전에 뛰어들었으나 중간에 발을 빼면서 디즈니가 인수전의 최종 승자가 됐다.
2019년 스트리밍 서비스 론칭을 준비하고 있는 디즈니는 이번 합병으로 콘텐츠 라인업을 강화하게 됐다. 2009년 마블엔터테인먼트를 인수했던 디즈니는 폭스가 소유하고 있던 마블 히어로 ‘엑스맨’ ‘데드풀’의 판권을 확보하게 됐다. 또한 영화 ‘아바타’ ‘나홀로 집에’, 인기 애니메이션 ‘심슨 가족’ 등도 소유하게 됐다. 또한 스포츠 방송 ESPN 기반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디즈니가 폭스의 22개 지역 스포츠 채널을 합병하면서 수많은 스포츠팬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직 빅딜이 완전히 성사됐다고 보긴 이르다. 미 법무부가 합병 계획에 제동을 걸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법무부는 통신업체 AT&T와 미디어그룹의 타임워너 인수합병이 반독점법에 위배된다며 워싱턴 연방지방법원에 소송을 내 거대 미디어그룹의 탄생을 제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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