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미사일방어 대상에 탄도미사일 외에 순항미사일 등을 포함하는 미군의 ‘통합방공미사일방위(IAMD)’ 구상을 도입하려 한다고 아사히신문이 17일 보도했다.
IAMD는 미국 국방부가 순항미사일이나 무인기 등에 대응하기 위해 2013년에 발표한 구상이다. 신문은 일본이 최근 도입을 결정한 육상형 이지스 시스템 ‘이지스 어쇼어’도 그 일환이라고 전했다. IAMD 구상은 내년 말 수정할 일본의 ‘방위대강’에 포함될 예정으로 19일 각의에서 결정된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15일 한 강연에서 방위대강 개정에 대해 “나라를 둘러싼 엄혹한 현실에 맞서 종래의 연장선이 아니라 국민을 지키기 위해 실제로 필요한 방위력의 모습을 갖춰 나갈 것”이라고 말해 방위 구상을 과감하게 수정할 계획임을 밝혔다.
일본은 현재 해상배치형 요격미사일 ‘SM-3’와 지상배치형 요격미사일 패트리엇(PAC-3)으로 미사일방어 체제를 갖추고 있다. IAMD는 여기에 더해 순항미사일이나 무인기, 극초음속 미사일 등을 바다와 공중, 우주 등에서 요격하는 방식을 포함한다. 핵심은 차기 요격미사일 SM-6다.
현행 SM-3는 탄도미사일밖에 대처할 수 없지만 SM-6는 이지스함과 이지스 어쇼어에 배치해 순항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다. 일본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 요구서에 SM-6의 시험탄약 취득 비용으로 21억 엔(약 204억 원)을 배정했다. 미군 IAMD가 도입한 이지스함이나 육상설비, 항공기를 네트워크로 통합해 정보를 공유하는 ‘니프카(NIFC-CA)’ 시스템도 순차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일본 정부는 미사일방어 대상을 확대하려는 이유로 중국의 위협을 든다. 중국은 최근 수년간 마하 5 이상 속도로 비행하는 신형 순항미사일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문은 앞으로 미군과 자위대가 어떻게 연대해 IAMD 구상을 실현해 가느냐가 초점이라며 “자위대만으로는 불충분하다. 미군과 함께 목표를 탐지하는 ‘눈’을 늘려야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일본 정부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그러나 미국 측 정보에 근거해 자위대의 이지스함이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은 일본 헌법 9조가 금한 ‘무력행사의 일체화’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 신문은 고도화된 미사일을 어느 정도 요격 가능한지 기술적으로도 명확하지 않은 데다 천문학적인 비용이 예상돼 일본 정부 내에서도 IAMD 도입에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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