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親)이란 예멘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을 노린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중동 지역의 패권을 놓고 경쟁 중인 사우디와 이란의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양국은 이미 상대방과의 전쟁을 가상한 ‘애니메이션 전쟁’을 치르고 있다.
사우디 국영 알아라비야방송은 19일 오후 수도 리야드 상공에서 예멘 반군 후티가 발사한 미사일 한 발을 요격했으며 이 미사일이 살만 국왕의 공관인 야마마궁을 노렸다고 보도했다. 요격 당시 살만 국왕은 야마마궁에서 내년 예산안을 발표할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예멘 반군은 지난달 4일 밤 리야드의 킹칼리드 공항 부근을 겨냥해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사우디군은 당시 이를 요격했다고 발표했으나 예멘 반군은 성공적인 발사였다고 반박했다.
한편 18일 미국 워싱턴 싱크탱크 중동미디어연구소(MEMRI)와 이스라엘 영문 매체인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사우디 측이 제작한 것으로 보이는 ‘사우디 스트라이크포스(Saudi Strike Force)’란 제목의 애니메이션(6분 18초 분량)은 아라비아해(이란은 페르시아해)를 항해하던 사우디 국적 선박을 이란 해군이 공격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기습을 당한 사우디는 육해공 전력을 총동원해 반격에 나선다. 사우디의 주력 공군 전투기들과 미사일들이 이란의 주요 군 시설을 타격해 초토화시키는 장면이 여러 차례 나온다. 무함마드 빈 살만 알 사우드 왕세자가 결의를 다지는 모습도 등장한다. 절정은 이란 혁명수비대의 최정예부대인 쿠드스군의 카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사우디 특수부대가 체포하고, 솔레이마니가 겁에 질려 살려 달라고 사정하는 장면이다. 중동 전문가들은 이 애니메이션이 올해 초 이란에서 제작된 사우디 공격 애니메이션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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