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과거 여직원 6명 피해 폭로” 보도
“고의 아니다” 부인하던 코진스키 판사, 진상조사 지시에 결국 “은퇴” 발표
종신직인 미국 연방 고등법원 판사가 여직원 성추행 의혹으로 전격 은퇴하겠다고 발표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 제9 연방고등법원 앨릭스 코진스키 판사(67·사진)는 18일 성명에서 “이런 (성추행 진실을 가리는) 싸움을 하면서 유능한 판사가 될 수 없다. 가족과 친구들은 은퇴를 말리지만 난 이 싸움이 사법부에도 좋지 않다고 생각해 즉시 은퇴하겠다”고 밝혔다.
WP는 이달 8일 과거 해당 법원에서 근무한 여성 6명이 코진스키 판사의 성추행을 실토한 내용을 보도했다. 피해자 2명은 코진스키 판사가 컴퓨터의 포르노물을 보여주려고 그들을 사무실로 불렀으며 동의 없이 직원들의 몸을 만지고 키스를 했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었다. 코진스키 판사는 관련 의혹을 부인했으나 시드니 토머스 고등법원장이 “사법부의 시정 능력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며 진상 조사를 요청해 결국 사임에 이르게 됐다.
코진스키 판사는 이날 사임 성명에서 “내가 유머감각이 많아 남녀를 가리지 않고 직원 모두에게 비슷하게 솔직한 방식으로 말하다 보니 여성들이 직장에서 직면하는 어려움이나 압박감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고 에둘러 해명했다. 그러면서 “이는 절대 고의가 아니다. 정중히 사과한다”고 덧붙였다.
코진스키 판사가 개인적 편의를 위해 사임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WP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그는 스스로 물러남으로써 성추행 진상 조사를 무마할 수 있게 됐고, 징계를 피해 연금을 제대로 받을 수 있게 됐다”고 지적했다.
코진스키 판사는 1985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에 의해 임명됐으며 2007년부터 7년간 제9 연방고등법원장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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