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정부, 텔레그램 접속 차단
美, 反정부시위 지지 잇단 성명… 헤일리 “자유와 인권 승리하길 소망”
미국이 2009년 이후 8년 만에 최대 규모로 번진 이란 반정부 시위 사태에 본격적으로 개입할 뜻을 밝혔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가 “이란에서 자유와 인권이 승리하길 소망한다”며 반정부 시위를 지지하는 공식 성명을 냈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연일 트위터를 통해 이란 정권에 원투 펀치를 날렸다. 이란 정부는 시위 확산을 막기 위해 온라인 메신저 접속을 차단하는 강수를 뒀지만 시위 발생 닷새째인 1일까지 사망자가 10여 명으로 늘어나는 등 사태가 악화되고 있다.
헤일리 대사는 지난해 12월 31일 ‘이란 국민의 평화적 저항에 대한 성명’을 통해 “오랫동안 억눌렸던 이란 국민이 이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며 “이란 정권이 국민에 의해 시험대에 섰다”고 이란 정권을 정조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 트윗에서 “위대한 이란인들은 오랫동안 억압당했으며 자유와 생계에 목마르다”며 “변화할 시간이 됐다!”고 시위대에 힘을 실어줬다.
예상을 뛰어넘는 빠른 시위 확산에 놀란 이란 정부는 31일 오후 텔레그램과 인스타그램의 접속을 차단했다. 이란 내 텔레그램 사용자는 전체 인구의 절반인 약 4000만 명으로 추산된다. 이란은 트위터, 페이스북, 유튜브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차단하면서도 텔레그램과 인스타그램은 허용해 왔지만 텔레그램이 시위대의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활용되자 전격적인 차단에 나선 것이다.
시위대와 군경이 곳곳에서 충돌하면서 사망자는 계속 늘고 있다. 이란 국영방송은 1일 무장한 시위대가 전날 경찰서와 군부대를 점거하려고 했으나 군경이 이를 저지했다며 이 과정에서 시위대 10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충돌이 일어난 구체적 장소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 방송은 지난해 12월 30일 로레스탄주 도루드에서 발생한 시위에서 2명이 숨진 것을 포함하면 사망자가 최소 12명이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하산 로하니 대통령은 31일 밤 공개된 내각회의 발언을 통해 “이란 국민은 비판하고 저항할 권리가 있다”며 관련 기관에 “시민들이 합법적으로 비판하고 항의할 여지를 허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로하니 대통령이 입장을 밝힌 건 시위가 시작된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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