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지도자들의 신년메시지
자화자찬 트럼프 “미국에 위대한 해가 될것”
야심만만 시진핑 “대국으로 국제 의무 이행”
적색경보 구테흐스 “세계가 거꾸로 가고 있다”
2018년 새해를 맞아 세계 주요국 지도자들이 신년 메시지를 내놓았다. 특히 주요 2개국(G2)으로 불리는 미중 정상은 국제질서 주도권 다툼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신년사에 담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31일 개인 별장인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폭풍’ 트윗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피 뉴 이어! 우리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고 있다. 모두가 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라며 자신의 집권 이후 변화된 미국의 위상을 자랑했다. 이어 “2018년이 미국에는 위대한 해가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이란의 세력 확대 등에 맞서 미국의 국익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경제 성과를 자랑하면서 자화자찬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만약 민주당(사기꾼 힐러리)이 당선됐다면 여러분 주식의 가치는 대선일로부터 50% 하락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나의 모든 친구들, 지지자들, 적들, (나를) 증오하는 사람들, 매우 정직하지 못한 페이크 뉴스 미디어 모두에 행복하고 건강한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고 조롱 섞인 새해 인사를 내놓았다.
지난해 당 대회를 통해 집권 2기를 성공적으로 시작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올해 신년사에서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는 야심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이날 “책임 있는 대국으로서 유엔의 권위와 위상을 확실히 수호해 국제적인 의무와 책임을 적극 이행할 것”이라며 “세계 평화의 건설자이자 세계 발전의 공헌자, 국제질서의 수호자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이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무시하고 핵 개발을 지속하는 북한에 경고 메시지를 보냄과 동시에 대북 군사 옵션도 배제하지 않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을 견제하겠다는 뜻이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또 시 주석은 “세계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약속을 준수하겠다”고 밝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6월 탈퇴를 선언한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국제사회 합의인 파리 기후변화협약 준수 의지도 확인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례적으로 신년사에서 세계를 향한 ‘적색경보’를 발령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1년 전 취임하면서 2017년은 평화의 해가 돼야 한다고 호소했는데 불행히도 세상이 거꾸로 가고 있다”면서 “2018년 새해를 맞아서는 세상에 호소하는 게 아니라 적색경보를 발령한다”고 밝혔다. 구테흐스 총장은 현 정세에 대해 “갈등은 깊어졌고 새로운 위험이 부상했다. 핵무기에 대한 세계의 불안은 냉전 이후 최고조에 달했다”고 진단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로 한반도 전쟁 위험이 고조되고 있는 현실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신년사에서 장기 집권 야욕을 강력히 피력했다. 그는 “2020년, 그 이후를 바라보며 새로운 국가 만들기를 향해 개혁을 강력하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2020년 이후’를 언급한 것은 9월로 예정된 자민당 총재 선거 승리를 통해 3연임을 실현해 역대 최장 기간 재임 총리가 되겠다는 뜻이다. 헌법 개정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지나갔다. 3월 대선 승리로 4번째 임기를 노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단결과 우정 그리고 사심 없는 조국에 대한 사랑이 러시아의 힘을 키운다”며 애국심에 기초한 내부 결속을 호소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018년에도 철저한 변혁을 계속할 것이다. 그것이 바로 여러분이 나를 뽑은 이유”라며 진행 중인 노동, 연금, 복지 개혁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세계는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계속해서 10년, 15년 뒤에도 번성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고,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더 강하고 더 공평한 사회에 2018년은 한발 더 다가갈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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