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반정부 시위와 소요 사태 악화, 이란-미국 대결양상도 심화
로하니 이란 대통령 “선동 세력 있다”며 미국 겨냥
트럼프 미국 대통령 “변화 필요할 때”라며 이란 비판
이란 정부가 엿새 째 계속되는 반정부 시위와 소요 사태와 관련해 외부세력 개입설을 주장했다. 그럼에도 미국은 연일 이란에 대한 비판의 강도를 높이며 이란의 인권 탄압과 관련한 신규 제재까지 시사하고 나섰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정부 고위 인사들은 1일 ‘폭도’라는 단어를 언급하면서 과격 시위의 배후에 선동 세력이 있다고 발표했다. 이날 로하니 대통령도 “외국에서 지령받은 소수의 폭도가 평화로운 저항을 납치하려고 했다”면서 “단합된 이란은 이들 폭도에 단호하게 맞설 것”이라고 말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폭력을 선동하는 배후로 미국,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를 거론하기도 했다.
마수드 자자예리 이란군 참모차장은 “미국 고위 관료들이 일부 제국주의적 언론과 동조해 이란 내 폭도를 지지한다”며 “이란에 분란을 일으키려는 새로운 음모”라고 비판했다.
이란 정보부는 1일 “최근 민생고 시위를 도발하는 데 연루된 특정 조직을 검거했다”면서도 이 조직의 정체나 구성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지난달 28일부터 시작된 반정부 시위로 최소 20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국영방송(IRIB)는 이란 경찰 대변인을 인용해 “이란 반정부 시위로 경찰관 1명이 사냥총에 맞아 사망하고 3명이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이란 사태에 ‘폭풍 트윗’을 날리며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신규 제재 카드까지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 트위터를 통해 “이란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끔찍한 합의에도 불구하고 모든 면에서 실패하고 있다. 훌륭한 이란 국민들은 수년 동안 억압 받았고 식량과 자유에 굶주려 있다”며 “변화가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이날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도 트위터를 통해 “도널트 트럼프가 대통령이고 내가 부통령인 한 미국은 잔혹한 정권에 맞서 싸우던 이란 국민의 영웅적 저항을 무시하고 방관했던 과거의 부끄러운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맞장구쳤다. 2009년 이란 반정부 시위 당시 개입에 소극적이었던 오바마 정부와는 다른 접근법을 취할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고위 정부 관료를 인용해 미국 정부가 이란 혁명수비대를 겨냥한 신규 제재에 나설 수 있다고 1일 보도했다. 앤드류 픽 미 국무부 이라크·이란 담당 부차관보는 미국의소리(VOA)와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이란 시위대에 폭력을 가한 이들과 기관에 책임을 묻기 위해 제재를 포함한 다양한 옵션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과 미국의 공방전에 주변 국가들도 합세하는 모양새다. 러시아 외무부는 1일 이란 반정부 시위 사태에 대해 “이란의 내부 문제”라며 “정세를 불안정하게 하는 외부 개입이 허용돼선 안 된다”며 미국의 행보를 비판했다. 반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 국민이 자유와 정의를 향한 그들의 숭고한 투쟁이 성공하길 바란다”며 “이스라엘이 시위에 개입했다고 비난하는 것은 웃기는 거짓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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