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 상공을 날아가던 미국 유나이티드 항공(United Airlines) 여객기 탑승객들이 엔진 덮개 파손으로 ‘간이 콩알만 해지는’ 아찔한 경험을 했다.
13일(이하 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전 미국 캘리포니아 주(州) 샌프란시스코를 출발해 하와이 주 호놀룰루로 향하던 유나이티드 항공 1175 항공편(보잉 777)의 오른쪽 날개 엔진 덮개가 비행 중 떨어져 나갔다.
승객들은 당시 굉음과 함께 기체가 격렬하게 흔들리는 걸 온몸으로 느꼈다고 전했다. 특히 기체 오른쪽 창가 좌석에 앉은 승객들은 창문을 통해 엔진 덮개와 부품이 날아가는 모습과 함께 훤히 드러난 엔진을 눈으로 목격했다.
다행히 여객기는 이날 낮 12시40분께 호놀룰루 국제공항에 무사히 착륙했지만, 승객들은 착륙하기까지 공포에 떨어야 했다.
이후 승객들은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과 동영상 등을 트위터에 올리며 아찔했던 순간을 생생하게 전했다.
오른쪽 창가 좌석에 앉았다는 승객 헤일리 에베르트는 비행 중 덮개가 떨어져 나간 엔진의 모습을 동영상으로 촬영해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영상에는 떨어져 나가지 않은 덮개 일부가 바람에 격하게 흔들리는 모습도 담겼다.
에베르트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총성과 같은 엄청난 굉음을 듣고 창문 덮개를 열었다”며 “엔진 덮개가 휙 떨어져 나간 상태였다. 너트, 볼트도 날아갔다. 볼트 한 개는 날개에 부딪히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기체가 앞뒤로, 위아래로 흔들렸다. 마치 롤러코스터가 탈선하는 듯한 느낌이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승객 마리아 파라시도 “내 생애 가장 무서운 비행”이라며 파손된 엔진 사진 여러 장을 올렸다. 승객 에릭 하다드도 엔진 동영상과 사진을 찍어 트위터에 올렸다.
승객 마이클 닐손은 뉴욕타임스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거의 5분 동안 기체가 미친 듯이 흔들렸다”고 말했다. 그는 착륙 직전 승무원들이 승객들에게 양손을 앞좌석에 올려 충격에 대비하라고 했다며, 몇몇 승객은 두려움에 흐느끼기도 했다고 전했다.
다행히 여객기는 무사히 호놀룰루 공항에 내려앉았다. 에베르트는 착륙 몇 분 전 비명을 지르던 승객들이 착륙 후 안도의 박수를 쳤다고 전하기도 했다.
미국 연방항공국(FAA) 측에 따르면, 기체 결함이 발생한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항공사 측은 이메일 성명을 통해 “샌프란시스코에서 호놀룰루로 향하던 여객기가 엔진 덮개가 벗겨지면서 비상착륙을 했다”며 “조종사들은 안전한 착륙을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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