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문고리 권력’으로 불렸던 호프 힉스 백악관 공보국장이 사임 의사를 밝혔다.
뉴욕타임스(NYT)와 CNN 등에 따르면 힉스 국장은 지난달 28일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감사함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트럼프 대통령과 정부에 행운을 빈다”고 사임할 뜻을 밝혔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성명에서 “힉스는 뛰어났고, 똑똑하고 사려 깊었다. 지난 3년간 훌륭하게 임무를 수행해 왔다”며 “향후 우리는 다시 함께 일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힉스 국장은 수주 내에 자리에서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대선 캠프 때부터 트럼프 대통령을 도왔던 핵심 측근인 힉스의 갑작스러운 사임 발표에 대해 여러 추측이 나오고 있다. 힉스 국장은 러시아 대선 개입 스캔들과 관련해 미 하원 정보위원회 비공개 청문회에 출석해 증언한 바로 다음 날 사임 의사를 밝혔다. 그는 청문회에서 “러시아 스캔들 수사와 관련해서는 결코 거짓말을 한 적이 없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위해 때로는 선의의 거짓말을 해야 할 때가 있었다”고 답변했다. 이를 보고받은 트럼프 대통령이 힉스 국장을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힉스 국장이 전 부인 폭력 논란에 휩싸인 롭 포터 전 비서실 차장과 지난달 스캔들이 났을 때 처음으로 진지하게 사임을 고려했다고 전했다.
그는 백악관 입성 전부터 트럼프 대통령 곁을 지켜온 참모 중 하나다. NYT는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성격과 스타일을 잘 이해하며 반대 의견을 낼 수 있는 몇 안 되는 보좌관 중 한 명”이라고 평가했다. 폴리티코는 백악관이 ‘트럼프의 통역사’를 잃게 됐다고 보도했다.
올해 서른 살인 힉스 국장이 트럼프 가족과 인연을 맺게 된 건 2012년이다. 10대 시절 ‘랠프 로런’ 모델로 활동하기도 했던 그는 뉴욕의 홍보컨설팅 회사에서 일하다 고객이었던 트럼프의 장녀 이방카의 눈에 들었다. 2년 뒤 트럼프 재단으로 스카우트돼 이방카의 패션 브랜드 홍보 업무를 맡았다.
그 인연으로 2015년 1월 트럼프 대선캠프 언론 담당 보좌관으로 발탁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한 뒤 2016년 12월 백악관 전략 공보 책임자로 지명됐다. 2017년 8월 전임자인 앤서니 스캐러무치 전 공보국장이 10일 만에 경질되자 그 자리를 힉스 국장이 차지했다.
공보국장 후임으로는 머시디스 슐랩 백악관 전략커뮤니케이션 선임고문이 거론되고 있다. CNN은 지난 두 달간 슐랩 고문이 힉스 국장의 업무 일부를 맡아 처리해 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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