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방북 특사단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정상회담 이외에 별도의 특별 메시지를 전했다고 정부 고위관계자가 9일(현지 시간) 밝혔다. 전날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난 이 관계자는 이날 특파원 간담회에서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특별히 전달해 달라고 한 구두 메시지가 있었다”면서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는 김 위원장이 특사단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미 정상회담 초청을 한 것 외에 추가 메시지가 있다는 의미다.
이 관계자는 ‘공개 할 수 없는 이유’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정상 간에 주고받은 것을 다 공개할 순 없다”면서도 “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서로 간의 신뢰구축의 일환이라고 본다”고 답했다. ‘비핵화와 관련한 사안이냐’는 질문에는 “매우 포괄적인 내용”이라고만 했다. 특별 메시지를 전달 받은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에 대해 이 관계자는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5, 6일 특사단을 이끌고 북한을 다녀온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미국에 전달할 북한 입장을 별도로 추가로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의 전격적인 정상회담 제안이 추가 메시지인 것으로 해석됐지만 결국 별도의 메시지가 있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한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매우 긍정적 반응을 보였고, 비핵화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사안이 아니라면 인권문제와 연관될 사안일 수 있다”며 “북한에 억류된 3명의 미국인을 풀어주는 문제에 대해 김정은이 전향적인 입장을 밝혔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또 “억류자 석방 문제라면 극적 효과가 필요하기 때문에 사전에 공개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방북 결과 설명을 듣고 난 후, 상당히 긍정적이었고, 이런 상황이라면 가급적 빨리 최고지도자 간에 만나서 (북핵) 타결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북미 양측이 정상회담에 앞서 실무접촉이 개시될 수 있다”며 양측 간 특사 파견 및 고위인사 접촉 가능성도 거론했다.
정 실장과 서훈 국정원장은 전날 미국에 도착해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 등에게 방북 결과를 설명했으며, 또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 및 지나 하스펠 중앙정보국(CIA) 부국장과 한미 안보·정보 수장 간 ‘2+2 회의’를 가졌다. 이어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댄 코츠 국가정보국(DNI) 국장, 조지프 던포드 합참의장 등 트럼프 행정부 최고위급 인사들과 확대회의를 가졌다.
정 실장은 9일 오전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과 백악관에서 조찬을 함께 하고, 트럼프 대통령과 협의한 내용에 대한 후속조치 방안을 협의했다. 이어 오후에는 워싱턴 내 주요 싱크탱크의 한반도 전문가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한 후 10일 귀국길에 올라 11일 오전 서울에 도착한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