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오쩌둥 前비서 “시진핑, 종신제 하려는 것” 공개 비판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12일 22시 02분


홍콩명보 캡쳐
홍콩명보 캡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장기집권을 가능하게 하는 개헌안이 11일 제 13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를 통과한 가운데 과거 마오쩌둥(毛澤東)을 보좌했던 비서가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이를 강하게 비판했다.

마오쩌둥 비서를 지냈던 전 당 중앙조직부 상무부부장 리루이(李銳)는 이날 홍콩 밍(明)보와의 인터뷰에서 “시진핑은 종신제를 하려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그는 “서방 국가들은 개인숭배를 경계하지만 중국은 공자의 영향으로 개인숭배가 쉽게 나타날 수 있다”며 “소련은 붕괴했지만 중국은 전통과 문화 덕에 공산당이 보존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마오쩌둥에 이어 시진핑이 이 길을 가고 있다”며 “베트남도 변하고, 쿠바도 변하는데 오직 북한과 중국만이 이런 길을 가려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관영 매체와 정부 관료들이 개헌안을 맹목적으로 옹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어느 성의 간부도 시진핑을 옹호하지 않는 사람이 없고 신문에는 (시 주석을) 찬양하는 글뿐이니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다”고 한탄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일보에 대해서도 “매일 헛소리만 해 읽지 않은 지 수십 년이 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현재 시진핑을 포함한 일부 세력들은 마오쩌둥을 철저히 보호하고 있다”며 “마오쩌둥이 무너지는 순간 시진핑도 무너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전국인대는 중국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제3차 전체회의에서 ‘국가 주석 3연임 금지’ 조항을 폐기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헌법개정안을 투표에 붙였다. 개정안은 총 2964명 중 2958명이 찬성, 2명 반대, 3명 기권, 1명 무효로 찬성률 99.8%를 기록하며 전국인대를 통과했다. 해당 조항은 1982년 덩샤오핑(鄧小平)이 마오쩌둥의 문화대혁명 시절처럼 1인에게 권력이 집중되는 사태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헌법에 반영됐다. 하지만 이번 전국인대를 통해 압도적인 찬성표를 받아 개헌안이 통과되면서 시 주석의 장기집권이 현실화했다.

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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