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 5000만 개인정보 美대선때 무단 활용돼”… 美-英 의회 “저커버그, 직접 출석해 해명하라”

트럼프측 데이터기업이 이용 의혹

페이스북 사용자 약 5000만 명의 개인정보가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 운동에 무단 활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워싱턴포스트는 18일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 캠프를 지원한 영국의 데이터 분석회사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가 페이스북 데이터를 바탕으로 트럼프 후보에게 유리한 콘텐츠를 유포한 정황과 관련해 미국과 영국 의회가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에게 직접 출석해 증언할 것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2014년까지 CA에서 일한 공동창설자 크리스토퍼 와일리는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CA는 페이스북 개인정보를 기반으로 부동층 유권자 그룹의 성향을 파악하고 그들의 공감을 얻을 만한 정치 광고와 메시지를 유포했다”며 “CA의 사람들은 이런 불법적 과정을 ‘문화 전쟁(culture war)’이라고 불렀다”고 말했다.

CA는 러시아 출신 조사연구원인 알렉산더 코건이 개발한 스마트폰 성격검사 애플리케이션 ‘디스이스유어디지털라이프’를 통해 ‘학술 연구’ 명목으로 개인정보를 수집하면서 응답자로부터 이 앱을 추천받은 페이스북 친구 정보를 함께 모았다. NYT는 “수집된 개인정보에는 페이스북 사용자의 신상뿐 아니라 그들의 ‘좋아요’ 클릭 성향까지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페이스북 측은 “코건의 앱은 합법적인 채널을 거쳤으므로 페이스북에서 정보 유출이 발생한 것은 아니다”라며 “제3자인 CA에 정보를 넘긴 것이 문제”라고 밝혔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