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쇄 소포폭탄 범인, 경찰과 추격전중 자폭 사망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22일 03시 00분


24세 백인… 테러 동기는 파악안돼
19일간 6건 범행… 지역주민들 공포
오스틴 등서 2명 숨지고 5명 부상


이달 2일부터 20일까지 6건의 연쇄 소포 테러(2명 사망, 5명 부상)로 미국 텍사스주를 공포에 떨게 만들었던 용의자가 21일 숨졌다. AP통신에 따르면 용의자가 사망하기 전 경찰은 텍사스 오스틴 북부 35번 고속도로 부근의 한 모텔 주차장에 용의자가 탄 차량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특수진압경찰의 지원을 기다리던 중 용의자가 차를 몰고 도주를 시도해 추격전이 시작됐다. 길가 배수로에 차를 멈춘 용의자는 차 안에서 폭탄을 터뜨렸고 결국 사망했다. 용의자는 24세 백인 남성이며 범행 동기와 공범 유무 등은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고 현지 경찰은 밝혔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에 “오스틴 폭탄테러 용의자가 죽었다. 치안 당국이 대단한 일을 했다!”고 썼다.

이에 앞서 20일 오전 1시경 샌안토니오 인근 셔츠시에 있는 페덱스 물류센터에서 소포가 폭발해 직원 한 명이 다쳤다. 같은 날 아침 오스틴-버그스트롬 국제공항 부근 페덱스 시설에서도 폭발하지 않은 소포 폭탄이 발견됐다. AP통신,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용의자가 두 소포를 모두 오스틴 내 페덱스 지점에서 발송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그의 구체적 신원이 확보됐고 소재지 추격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에 앞서 오스틴에서는 2일부터 18일까지 동일범의 소행으로 보이는 4건의 폭발 사건이 발생해 2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20일의 소포 폭탄 사건 2건(부상자 1명)까지 합치면 총 6건이다. 처음 세 차례 폭발 사건은 범인이 주택 앞에 폭탄이 담긴 소포를 놓고 가는 방식이었다. 첫 폭발 사고가 발생한 2일 오전 6시 55분경 흑인 남성인 앤서니 스티븐 하우스는 집 앞에 배달된 택배를 풀다가 사망했다. 12일 발생한 두 번째, 세 번째 사건에서도 비슷한 수법이 사용돼 17세 흑인 소년이 사망하고 75세 히스패닉 여성이 중상을 입어 인종혐오 범죄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18일 발생한 네 번째 폭발에선 방식이 바뀌었다. 범인은 길가에 전쟁터에서 매복 공격에 쓰이는 부비트랩 방식의 폭탄을 설치해 자전거를 타고 가던 20대 남성 2명이 크게 다쳤다.

NYT는 12∼20일 경찰에 폭발물 의심 신고만 1200건 이상 접수됐다고 보도했다. 21일 브라이언 맨리 오스틴 경찰청장은 “지난 24시간 동안 용의자가 추가로 소포 폭탄을 보냈을 수 있으니 경계를 늦춰선 안 된다”고 주민들에게 당부했다.

한편 20일 오후 7시경 오스틴 시내 중고물품 가게인 굿윌스토어에 기부된 오래된 군사 관련 장치가 폭발해 가게 직원인 30대 남성이 부상을 입었다. 하지만 현지 경찰은 이 사건은 ‘연쇄 소포 폭탄 테러와는 관련이 없다’고 결론 내렸다.

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연쇄 소포폭탄테러#텍사스#자폭#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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