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동맹 국가인 호주가 27일 자국에 파견된 러시아 외교관 2명을 추방하면서 러시아 외교관 추방 물결에 동참한 국가는 24개국(영국 포함)으로 늘었다. 벨기에와 아이슬란드도 금명간 러시아 외교관 추방을 발표할 예정이어서 그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에 온정적인 태도를 보여 왔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가장 강경한 자세로 대러 제재에 앞장서면서 러시아와 서방국가 간에 ‘21세기 신(新)냉전 구도’도 확대되고 있다. 이번 서방세계의 대규모 러시아 외교관 추방은 역사상 단일 국가에 대한 외교관 추방 중 최대 규모라는 평가가 나온다.
영국 BBC는 “냉전시대와 소비에트연방 시대 때 보여줬던 적대 관계 이래 러시아와 서방세계 간 가장 큰 충돌”이라며 “냉전의 유령이 다시 등장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도 “핵전쟁의 위협을 알고, 각자의 생각이 명확했던 옛 냉전시대보다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지금의 상황이 더 좋지 않다”고 우려했다.
도화선은 영국에서 벌어진 이중 스파이에 대한 러시아의 독살 시도 의혹이었다.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침공 이후 2016년 미 대선 개입, 지난해 프랑스 네덜란드 독일 총선 개입으로 이어지는 러시아의 그동안 행태에 대한 전 세계 국가들의 인내심이 폭발했다는 분석도 많다. 영국 가디언은 “이번 서방세계의 단합된 조치는 영국에 대한 연대의 차원을 넘어선, 러시아에 대한 집단적 거부감”이라고 분석했다.
러시아 외교부는 “집단적인 도발 행위를 묵과할 수 없다. 조만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대응 수위를 결정 내릴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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