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설주, 사실상 北 ‘첫’ 퍼스트레이디…호칭 ‘동지’→‘여사’

  • 동아닷컴
  • 입력 2018년 3월 28일 14시 14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가운데)이 지난 5일 평양 노동당 본부에서 열린 대북 특사단과의 만찬에서 부인 리설주(왼쪽)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건배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조선중앙TV 화면 캡처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가운데)이 지난 5일 평양 노동당 본부에서 열린 대북 특사단과의 만찬에서 부인 리설주(왼쪽)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건배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조선중앙TV 화면 캡처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중국 방문에 동행한 부인 리설주가 ‘퍼스트레이디’로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북한의 퍼스트레이디가 국제 외교무대에서 공식적으로 활동한 것은 리설주가 처음이다.

조선중앙통신은 28일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 소식을 전하며 “최고영도자 동지께서와 ‘리설주 여사’께서 타신 자동차 행렬은 21대의 모터사이클의 호위를 받으며 낙시터국빈관(댜오위타이·釣魚臺)으로 향했다”고 전했다.

앞서 리설주가 김 위원장과 함께 공식석상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것은 2012년 7월 6일 모란봉악단 밴드의 시범공연이 열린 평양 만수대예술극장에서다. 또 같은 달 25일 능라인민유원지 준공식에 김 위원장과 함께 동행했는데 이 때 북한 매체가 ‘부인 리설주 동지’라고 알리면서 퍼스트레이디임을 확인했다.


북한 매체들은 지난달 8일 열병식 보도 때부터 리설주의 호칭을 ‘동지’에서 ‘여사’로 바꾸면서 존재감을 부각시켰다.

리설주는 5일 남측 대북특사단이 방북했을 당시에도 김 위원장과 함께 만찬장에 나타나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 부인이 동석해 외교사절을 맞는 장면이 공개된 적이 없었던 것을 고려하면 매우 이례적인 모습이다. 리설주의 만찬 동석을 두고 “북한이 정상 국가임을 강조하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나왔다.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경우 부인으로서 대우받은 여인은 성혜림, 김영숙, 고영희, 김옥 4명이다. 그러나 공식적으로 퍼스트레이디의 존재를 대내외에 확인해 준적은 없었다. 우리 언론도 ‘사실상’이란 수식어를 붙여 보도했다.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 때 북측 퍼스트레이디 역할은 여운형 선생의 딸인 려원구가 했다.

과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네 번째 부인으로 알려진 김옥은 김정일의 중국·러시아 방문에 동행하기도 했지만 이 사실이 북한 매체에 언급된 적이 없고 대외적으로 행사에 참석할 때는 국방위 과장 등 직함을 사용했다.

김일성·김정일의 부인들이 평양에서 외국 국빈을 맞는 경우는 있어도 북한의 퍼스트레이디가 국외에서 공식적으로 활동한 것은 리설주가 처음이다.

박예슬 동아닷컴 기자 yspar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