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前대통령 “난 바버라 부시를 어머니로 둔 운 좋은 남자였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18일 19시 16분


17일 바버라 부시 여사의 별세로 가장 큰 슬픔을 겪고 있는 이들은 남편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을 비롯한 그의 가족이다. 부시 가족의 대변인 짐 맥그래스는 이날 성명을 통해 “부시 전 대통령은 73년간 함께 했던 사랑하는 부인 바버라 여사를 잃게 되어 큰 상심에 빠져 있다. 오늘 하루 종일 바버라 여사의 손을 꼭 잡고 임종을 지켰다”고 전했다. 이어 맥그래스 대변인은 “매우 힘든 시간이지만 부시 전 대통령은 마음을 강하게 먹고 있으며 그를 지지하는 가족들로부터 힘을 얻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남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어머니의 죽음에 우리 가족은 슬픔에 빠졌지만 우리의 영혼은 안정을 찾았다. 어머니의 영혼이 안정을 찾았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라며 “어머니는 우리를 긴장하게 했으며, 마지막 순간까지 웃게 했다. 나는 바버라 부시를 어머니로 둔 운이 좋은 남자였다”고 밝혔다.

부시 여사로부터 “여성과 군대에 대해 끔찍한 말을 하는 사람”이라는 비난을 받은 적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애도 행렬에 동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공동 성명을 내고 “부시 여사는 미국 가정의 가치를 수호한 사람”이라며 “이 나라와 가족에 대한 헌신으로 오랫동안 기억될 것”이라고 애도했다.

생전 부시 여사와 가깝게 지냈던 아널드 슈워제네거 전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트위터를 통해 부시 여사와의 추억을 회상했다. 1991년 겨울, 영부인이었던 부시 여사는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남편, 손자, 슈워제네거 부부와 썰매를 타다 발목을 다친 적이 있다. 슈워제네거는 “당시 부시 여사는 우리 중 그 누구도 자신과 함께 병원에 가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우리에게 ‘신경 쓰지 말고 계속 재밌게 놀라’고 했다”며 “지금도 그 목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고 전했다.

부시 여사의 장례식은 21일 오전 11시 텍사스 주 휴스턴의 세인트 마틴 주교회에서 치러질 예정이다. 부시 부부가 예배를 드리러 다녔던 곳이다. 부시 여사는 딸 로빈의 무덤이 있는 텍사스A&M 대학 부시 도서관 부지에 묻힐 예정이다. 딸 로빈은 백혈병을 앓다 1953년 세 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