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는 21일 루캉(陸慷) 외교부 대변인 명의의 담화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 중단 선언에 환영 의사를 밝히면서 “관련국들이 지역의 항구적 평화와 공동 발전을 실현하기 위해 반드시 해야 할 행동을 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도 이를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계속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 자매지 환추(環球)시보는 한미 연합훈련 중단과 대북 제재 해제까지 주장하고 나섰다. 환추시보는 이날 사설에서 “한미 연합훈련을 중단하거나 훈련 규모와 횟수를 대폭 줄여야 한다”며 “한미일은 빨리 유엔 안보리 결의 이외의 독자적인 대북 제재를 해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안보리 역시 빨리 일부 대북 제재의 해제를 논의해야 하고 비핵화 진전에 따라 최종적으로 대북 제재를 완전히 해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신문은 “미국이 한반도 문제의 근본 원인을 제거할 생각이 없는 것이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중국은 주한미군이 한반도 냉전의 근본 원인이라고 봐왔다. 북한도 언급하지 않았다는 주한미군 철수가 협상 의제에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한 셈이다. 이 신문 총편집인 후시진(胡錫進)은 평론에서 “중국이 러시아와 함께 안보리에서 일부 대북 제재 취소를 제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중화권 매체 둬웨이(多維)는 “본질적으로 북한의 이번 선언은 핵무기를 없애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 북한이 이미 성공적으로 핵을 보유했다는 중요한 배경이 있다”며 “평양의 안보 장벽은 이미 양탄일성(兩彈一星)의 구조하에서 기본적인 건설을 마쳤다”고 지적했다.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중 수교(1979년) 전 원자탄·수소탄(양탄)과 인공위성(일성) 개발을 끝냈던 중국의 ‘양탄일성’ 노선을 본보기 삼아 미국과 관계 개선에 나서겠다는 선언을 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 위원장이 경제건설에 집중하겠다고 천명한 이번 북한 노동당 7기 3차 전원회의 결과도 덩샤오핑(鄧小平) 시절인 1978년 개혁개방 노선을 결의한 중국 공산당 11기 3차 중앙위원회 전체회의(3중전회)를 떠올리게 한다는 관측이 많다. BBC 중문판도 “북한의 이번 3차 전원회의 결과는 내용 면에서 중국의 11기 3중전회를 연상시킨다”고 분석했다. 덩샤오핑이 이끈 중국은 당시 국내외의 ‘대대적인 계급투쟁’을 중단하고 ‘사회주의 현대화 건설과 개혁개방 정책 추진’을 결의했다. 이어 서방과 전면적인 관계 개선 및 교류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중국은 이때부터 빈곤을 벗어나기 시작했고 다음 해인 1979년 미국과 수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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