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먼 요청에 김정은-트럼프 회담”… 코미디 소재된 北-美회담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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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TV프로 외모-성격 비꼬아… “北 위치 어디?” 시청자 퀴즈도

올 3월 미국 NBC 코미디 프로그램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공통으로 
아는 친구가 전 미국프로농구(NBA) 선수 데니스 로드먼뿐이라고 풍자했다. “(함께 아는 친구가 로드먼뿐일 정도로) 좌충우돌인 
이들의 손에 핵전쟁의 운명이 달렸다”는 것이다. 유튜브 화면 캡처
올 3월 미국 NBC 코미디 프로그램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공통으로 아는 친구가 전 미국프로농구(NBA) 선수 데니스 로드먼뿐이라고 풍자했다. “(함께 아는 친구가 로드먼뿐일 정도로) 좌충우돌인 이들의 손에 핵전쟁의 운명이 달렸다”는 것이다. 유튜브 화면 캡처
“여러분, 속보입니다. 전 미국 프로농구 선수 데니스 로드먼의 요청에 따라 북-미 정상회담이 김정은-도널드 트럼프-로드먼의 3자회담으로 열릴 예정입니다. 이 3명은 기행을 일삼아 일명 ‘정신 나간 삼총사(weird musketeers)’로 불립니다.”(‘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의 ‘위켄드 업데이츠’ 코너)

세기의 대결로 주목받는 북-미 정상회담이 미국 TV 오락프로그램에선 조롱의 대상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북-미 회담의 주제나 성과보다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외모나 성격을 부각시켜 시청자의 웃음을 자아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NBC방송의 간판 코미디 프로그램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는 키가 작아 잘 보이지도 않는 김정은이 인민군에 묻혀서 트럼프를 맞이할 준비를 하는가 하면, 회담장을 찾아온 로드먼과 김정은이 서로 하이파이브를 하는 장면을 방영했다. 트럼프와 김정은이 아무도 찾지 않는 로드먼의 링크트인(페이스북과 비슷한 SNS) 계정에 몰래 들어가 ‘친구맺기’ 버튼을 살짝 누르는 장면도 시청자들의 웃음을 샀다.

ABC방송의 심야 토크쇼 ‘지미 키멜쇼’는 북-미 회담을 앞두고 북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시청자들을 상대로 ‘북한이 지리적으로 어디 있는지 아느냐’고 묻는 코너를 진행했다. 북한의 위치뿐 아니라 북-미 회담 자체를 아는 사람이 없어 폭소를 자아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회담에 대한 미국인들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애를 쓰고 있지만 트럼프와 김정은의 만남은 웃음거리 소재로밖에 미국인들에게 어필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예측 불가능한 성격의 트럼프 대통령과 희극적 외모와 포악한 성격의 김정은은 코미디 프로그램들이 가장 좋아하는 소재이기 때문이다.

미 시사잡지 애틀랜틱 최근호는 “미국인들은 북-미 회담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트럼프와 김정은이 세간의 주목을 받고 싶어서 벌이는 ‘어리석은 행동’(folly)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코미디 프로그램들이 한껏 조롱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미경 전문기자 mickey@donga.com
#북미 정상회담#코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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