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포커스]중동에 부는 원전열풍… 사우디 “25년간 16개 건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5월 3일 03시 00분


중동에 ‘원자력발전 열풍’이 불고 있다. 저유가 기조와 인구 증가로 인한 전력수요량 급증 때문이다. 미국 에너지관리청(EIA)은 3월 “중동 국가들이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핵 능력을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2018년 이 지역의 원전 용량은 3.6GW(기가와트)지만 10년 후인 2028년엔 14.1GW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7년 기준으로 중동 전력 중 97%가 천연가스와 석유를 이용해 생산됐을 정도로 이 지역은 여전히 화석연료를 이용한 발전이 초강세다. 하지만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의 지난해 보고서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아랍에미리트(UAE) 등은 생산되는 전체 전력 중 ‘적게는 10%, 많게는 52%’를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사우디는 가장 큰 격변이 예고되는 나라다. 2023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발전용량 9.5GW 달성을 목표로 정한 사우디는 향후 25년간 약 800억 달러(약 86조 원)를 쏟아부어 최소 16개의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3월 블룸버그통신은 ‘석유부자인 사우디는 왜 원전으로 눈을 돌렸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사우디가 고갈 우려가 있는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을 줄이는 방법으로 원자력을 주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라이벌인 이란이 선진화된 핵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사우디의 원전 개발 욕구를 자극하고 있다.

이집트는 러시아와 손잡고 원전에 거액을 투자하고 있다. 러시아 국영 원전기업 로사톰은 지난해 12월 210억 달러(약 22조 원) 규모의 원전 건설 계약에 서명했다. 이집트 사상 첫 원전이다. 러시아는 2015년부터 이집트의 원전 개발을 돕고 있다. 이집트 신재생에너지부는 2022년까지 전력 생산을 위해 7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요르단도 원전에 관심이 높은 중동 국가 중 하나로 꼽힌다. 요르단은 2015년부터 러시아의 로사톰과 긴밀히 협력하며 2025년을 목표로 자국의 첫 원전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
#중동#원전#사우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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