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마지막 수업’… 인생의 깊은 울림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5월 8일 03시 00분


트럼프서 ‘블랙팬서’ 보스먼까지… 美 명사의 특별한 ‘졸업식 축사’


《5월 중순부터 6월까지 이어지는 미국 대학의 졸업 시즌이 돌아왔다. 졸업을 앞둔 학생들의 ‘마지막 수업’은 초청 연사로부터 듣는 졸업연설(Graduation Speech)이다. 사회로 진출하는 졸업생들에게 삶의 영감을 주기도 하고, 인생의 길잡이가 되기도 하는 졸업연설. 올해는 어떤 인사들이 미국의 각 대학에서 졸업연설 마이크를 잡을까. 미국 대학에서는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이나 명망 있는 인사를 초청해 졸업연설을 맡긴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부터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 영화배우 짐 캐리까지. 학생들에게 의미 있는 조언을 해줄 저명인사 등이 대학의 러브콜을 받아 왔다.》

현직 대통령은 해마다 인기 초청 연사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에 이어 이번에도 ‘트럼프다운’ 행보를 보였다. 그가 올해 선택한 학교는 해군사관학교. 군의 견고한 지지기반이 대통령 당선에 도움이 됐던 트럼프답게 지난해 해양경비사관학교에서 연설한 것에 이어 25일 또 한 번 사관학교에서 졸업연설을 한다. 2017년 연설에서 트럼프는 해양경비사관학교에 대한 애정을 유감없이 표했다. “오늘 졸업하는 모든 생도들, 총사령관으로서 여러분을 환영하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어디든 갈 수 있는 여러분이 생명을 구하고 조국을 지키고 미국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일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이번 해군사관학교 졸업연설에 대해서도 트위터에 “매우 흥분된다! 위대한 해군사관학교의 졸업연설을 승낙했다”고 남겼다. 백악관 성명서를 통해서도 “우리 정부는 군대가 안전하게 그들의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싸울 것이다”라며 각별한 애정을 나타냈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20일 자신의 모교 예일대에서 졸업연설을 한다. 클린턴은 이 학교 로스쿨을 나왔다. 클린턴은 지난해 또 다른 모교인 웰즐리대에서 졸업식 축사를 남겼다. 그는 이 학교 학부를 졸업했다. 웰즐리대는 미국의 유명 여대이다. 2017년 축사에서 클린턴은 “가장 높고 단단한 유리천장에 수백만 개의 균열을 내십시오”라며 후배들에게 용기를 불어넣었다.

음악가나 영화배우 등 올해도 예술인을 향한 러브콜은 끊이지 않았다. 하워드대는 올해 졸업연사로 졸업생이기도 한 채드윅 보스먼을 초청했다. 국내에는 ‘블랙팬서’로 더욱 잘 알려져 있는 보스먼은 개봉작 ‘어벤져스: 인피니티워’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 등 다수 영화에 출연한 할리우드 배우다. 보스먼은 영화를 홍보하기 위해 7일 한국을 찾아 국내 팬들에게도 눈도장을 찍었다. 웨인 프레드릭 하워드대 총장은 “그는 역사를 바꾼 가장 상징적인 아프리카계 미국인을 연기했다”며 초청 이유를 밝혔다.

2017년 제59회 그래미상에서 올해의 신인상, 베스트 랩 앨범상, 베스트 랩 퍼포먼스상을 수상하며 3관왕에 오른 챈스 더 래퍼는 12일 딜러드대에서 축사를 할 예정이다. 월터 킴브로 딜러드대 총장은 “그는 세속과 신성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새로운 유형의 아티스트”라며 기대감을 보였다. 챈스 더 래퍼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2016년 ‘가장 좋아하는 래퍼’로 꼽기도 했다.

그동안 화제가 됐던 졸업연설을 살펴보면 핵심 키워드는 성공이 아닌 실패다. 사회 진출을 앞둔 졸업생들이 갖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에 공감한 연설이야말로 큰 호응을 얻는 것이다. 유명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는 2013년 하버드대 연설에서 “실패는 우리를 다른 방향으로 인도해 주는 삶의 한 부분일 뿐”이라고 말해 감동을 줬다. 2011년 코미디언 코넌 오브라이언은 코미디언으로서 인생의 정점을 찍고 추락했던 자신의 사례를 소개하며 “실패가 우리를 특별하게 만든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대학#트럼프#졸업식 축사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