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리 루이스 미들버리대 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비확산 국장(사진)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對)이란 초강경 기조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의 합작품이라고 분석했다.
루이스 국장은 8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트럼프는 대선 후보 때부터 이란 핵 합의를 폭파시키고 싶어 했다”며 “대통령은 국무장관(렉스 틸러슨)과 국가안보보좌관(허버트 맥매스터)이 이란과 관련해 자신과 생각이 다르다는 걸 알고는 이들을 해고했다”고 말했다.
그 이후 등장한 인물이 바로 볼턴 보좌관이다. 볼턴 보좌관은 이란의 반정부 단체 ‘무자헤딘 할크(MEK)’의 공개적인 지지자로 이란 정권 교체의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그는 “북-미 정상회담 일정 및 장소 발표가 늦어지는 것도 이란 핵 합의 관련 발표가 임박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루이스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볼턴 보좌관이 이란과는 다르게 북한에 대해서는 관점이 극명하게 갈리기 때문에 향후 북-미 대화 국면이 요동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볼턴 보좌관은 북핵의 외교적 해법에 동의하지 않는데도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대통령의 기대치를 끌어올리고 있다”며 “(이는) 대통령이 결국엔 (협상 결과에 실망해) 대화 테이블을 떠날 것을 바라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볼턴 보좌관이 ‘영구적 비핵화(PVID)’와 ‘대량살상무기(WMD) 폐기’를 주장하기 시작한 것도 (대통령의 기대치를 끌어올려) 결국 대화를 방해하겠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초강경론자 입장에선) 노골적으로 대화를 원하는 대통령을 우회적으로 방해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다”라는 게 루이스 국장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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