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어김없이, 김정은 옆에 김여정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5월 9일 03시 00분


[김정은-시진핑 다롄 회동]다롄서도 ‘그림자 수행’
김정은-시진핑 은밀한 대화에 北수행단 중 유일하게 배석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8일 오전 북-중 정상 간 ‘해변가 회담’에 배석해 오빠인 김정은 국무위원장 옆에서 웃고 있다. 중국중앙(CC)TV 화면 캡처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8일 오전 북-중 정상 간 ‘해변가 회담’에 배석해 오빠인 김정은 국무위원장 옆에서 웃고 있다. 중국중앙(CC)TV 화면 캡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중국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 일정에서도 단연 눈에 띈 것은 동생인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의 ‘그림자 수행’이었다. 특히 지난 회담 이튿날 오전 방추이(棒槌)섬에서 열린 북-중 정상 간의 ‘해변가 해담’에서 김여정은 김정은 바로 옆에 배석하며 핵심 측근임을 재확인했다.

조선중앙TV는 8일 리수용·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리용호 외무상, 김여정 제1부부장, 최선희 외무성 부상 등 5명을 이번 방중 수행원으로 공개했다. 김영철-김여정 등 남북 정상회담의 배석자 2인에 리수용-리용호-최선희로 이어지는 대미 외교라인의 간판들이 총출동한 것.

7일 열린 북-중 정상회담에는 리수용, 김영철, 리용호가 배석했다. 김정은의 사실상 비서실장으로 여겨졌던 김여정이 회담장에 나서지 않은 것은 의외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의문점은 금세 풀렸다. 북-중 정상은 8일 오전 숙소 인근 해변가를 걸으며 대화를 나눴고, 한편에 미리 준비된 나무 의자와 테이블에 앉아 대화를 나눴다. 화창한 날씨와 푸른 바다, 그리고 형형색색의 꽃들은 마치 새소리와 나무, 푸른색 벤치와 의자가 어우러졌던 지난달 남북 정상회담의 ‘도보다리 회담’을 연상시켰다.

북-중 정상도 마주 앉아 환하게 웃었고 김여정은 김정은의 바로 옆에 앉았다. 김여정은 3월 김정은의 방중 때도 동행하지 않아 이번에 시 주석을 처음 만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남북 정상회담에선 문재인 대통령에게 만찬에서 직접 술을 따라주는 등 발랄한 ‘막내 여동생’ 같은 모습을 보였던 김여정은 이번 방중에선 내내 조신하고 차분한 표정을 보여줬다.

문 대통령과 김정은의 도보다리 회담 내용이 아직 공개되지 않은 것처럼 북한과 중국 매체들은 이 해변가 회담의 내용은 전하지 않고 있다. 외교가에선 코앞으로 다가온 북-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어떻게 비핵화 논의를 풀어갈지를 두고 구체적인 전략 전술이나 내밀한 이야기가 오갔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여정은 공식 회담 테이블에는 참석하지 않았지만, 가장 은밀한 북-중 정상 간의 대화는 수행원 중 가장 가까이서 귀를 쫑긋 세우고 직접 들은 것이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김정은 옆에 김여정#시진핑#김정은#다롄 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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