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에게 비판적인 뉴욕타임스(NYT)의 기사를 ‘가짜뉴스’라고 비난하면서 졸지에 실존하는 백악관 당국자가 ‘투명인간’처럼 돼버린 해프닝이 벌어졌다.
NYT가 25일(현지 시간) 익명의 백악관 당국자 발언을 참고해 “북-미 정상회담이 다시 열린다고 해도 (기존 날짜인 다음 달 12일은) 시간과 준비 부족을 고려할 때 불가능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자신의 트위터에 “망해가는 NYT가 존재하지 않는 ‘백악관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NYT가) 또 틀렸다! 가짜 소스(취재원) 말고 진짜 사람을 인용하라”고 맹비난했다.
그런데 기사에 등장하는 ‘고위 당국자’는 매슈 포틴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으로 밝혀졌다. 그는 북-미 정상회담 취소가 발표된 당일인 24일 50여 명의 기자들에게 ‘백브리핑’(비공식적으로 상황을 깊이 있게 설명하는 브리핑)을 하면서 ‘기존 일정에 회담이 재개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시간이 정말 많이 없다. 시간을 많이 잃었다”고 말했다. 이어 “6월 12일은 (24시간 기준으로 치면) 10분 정도가 남은 셈”이라고 덧붙였다. 기존 일정으로 회담을 강행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특히 실제 브리핑에 참석했던 기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내용을 반박하며 브리핑이 실제로 일어났으며 이를 주도했던 인물이 포틴저 보좌관이라는 점을 밝히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뉴욕매거진의 한 기자는 백브리핑 녹음파일을 자신의 트위터에 공개했다. NYT의 백악관 출입기자인 매기 해버먼은 “미국 대통령인 자기 보스로부터 존재를 부정당한 백악관 당국자(포틴저)의 심정을 상상해 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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