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건물 외벽을 맨손으로 타고 올라가 5층 발코니에 매달려 있는 어린아이를 구한 청년이 ‘영웅’으로 칭송받고 있다.
28일 온라인에서는 ‘현실판 스파이더맨’이라는 제목이 붙은 30여초 분량의 영상 한 편이 화제다. 프랑스 파리 북부 18번가의 한 아파트에서 현지시간으로 26일 오후 벌어진 일을 담은 영상이다.
르쿼티디엔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당시 해당 아파트 5층에서 4세 남자아이가 보호자 없이 발코니 끝에 매달려있는 것을 여러 사람들이 발견하고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다.
옆집에 사는 이웃이 아이를 구해보려 했지만 발코니 칸막이 때문에 팔이 닿지 않아 쩔쩔매고 있었다.
이때 한 흑인 청년이 거침없이 외벽을 타고 오르기 시작했다. 이 청년이 한층 한층 오를 때마다 시민들은 환호성으로 응원했다. 마침내 5층에 이르러 한 손으로 아이를 번쩍 들어올려 건물 안으로 옮기는 순간, 지켜보던 사람들은 박수와 함성을 쏟아냈다.
청년이 아무런 장비 없이 1층에서부터 5층까지 오르는데 걸린 시간은 불과 30초. 신고를 받은 소방관들이 도착하기도 전에 구조가 완료됐다. 그야말로 영화 ‘스파이더맨’의 한 장면이었다.
아이의 아버지(37)는 그시간 아이를 집에 혼자 두고 외출을 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아이를 구한 남자의 정체는 6개월 전 아프리카 말리에서 이주해온 마무두 가사마(22)였다.
이 구조 영상은 소셜미디어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다..
앤 이달고 파리 시장은 트위터에 “청년의 행동이 모든 파리 시민들에게 모범이 됐다”고 글을 올리고 가사마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고마움을 표했다. 또 가사마가 프랑스에 정착하는 것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가사마는 언론 인터뷰에서 “매달린 아이를 보자마자 무작정 올라갔다”며 “아이를 무사히 구할 수 있게 해준 신께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
아동의 아버지는 부모의 의무를 소홀히한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됐다. 매체는 “아이의 아버지가조만간 형사 법정에 서게 될 것”이라며 “2년 이하의 징역형과 3만 유로(약 3700 만원)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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