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실시되는 대선·총선을 앞두고 터키에서 잇달아 한국의 경제발전 모델과 한류를 비하하는 칼럼들이 현지 신문에 실려 논란이 되고 있다. 제1야당의 대선 후보가 유세 과정에서 한국을 터키가 가야 할 발전 모델로 언급하자 친정부 언론이 이를 반박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한국 때리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터키 유력 일간지 예니샤파크의 필진 파루크 악소이는 지난달 31일 칼럼을 통해 “서구화를 원하면서도 이를 드러내는 데 눈치를 보는 이들이 ‘한국처럼 되고 싶다’고 말한다”며 “한국(모델)이라는 말은 미국을 기쁘게 하는 것이고 아무런 의문과 생각도 품지 않고 나라를 미국의 문화에 바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신문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 정의개발당(AKP)의 의중을 대변하는 친정부 성향의 매체다.
그는 같은 칼럼에서 한국의 보이그룹 방탄소년단(BTS)을 사례를 들며 인종차별적 표현까지 서슴지 않았다. 악소이는 “째진 눈의 아시아인을 통해 팝송을 들려주면서 사람들에게 이것을 보수적(자신의 것을 보존한다는 의미)이라 여기게 만드는 것이 바로 서양의 방식”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날 터키 일간지 아이든르크도 칼럼에서 한국을 ‘미국의 점령지’라고 왜곡했다. 이 칼럼은 “수도 서울의 중심에는 미군기지 본부가 있다”며 “한국은 미국의 점령 아래 있는 나라”라고 주장했다. 또한 ‘미국의 프로젝트 국가’, ‘아시아에서 미국의 전진기지’ 등의 표현으로 한국의 위상을 깎아내렸다.
이 같은 터키 친정부 매체들의 한국 폄하는 제1야당인 공화인민당(CHP)의 대선 후보 무하렘 인제가 최근 한국을 터키의 발전 모델로 계속 언급하면서 촉발됐다. 인제 후보는 지난달 25일 CNN튀르크 인터뷰에서 “1980년대 1인당 국민소득이 터키와 비슷한 2000달러 수준이었던 한국은 교육을 통해 기술 인력을 대거 배출했고 그 결과 국민소득이 3만 달러까지 불어났다”며 “우리도 교육 투자를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흘 뒤 서부 대도시 이즈미르 유세에서도 ‘터키가 베네수엘라처럼 되려는가, 한국처럼 되려는가’라고 반문한 뒤 “석유 부국인 베네수엘라는 화장실 휴지조차 사기 어렵게 된 반면 한국은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로 발전했다”며 한국을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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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04 05:38:56
자신의 목적을 위해 자료를 왜곡하고 감성적으로 선동하는 못된 버릇은 아마 인류의 공통적인 심성인가보다. 우리나라의 현 정부도 하나도 다를게 없다. 여기서 사실을 냉혹하게 분석하여 알려주는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 정보가 쏟아질 때 그것을 토대로한 판단은 각자의 몫
2018-06-04 08:26:02
미국의 문화가 부정적인 면이 많다 해도 터키의 이슬람 이나 한국의 문슬람 보다는 낫다고 본다. ㅋ
2018-06-04 08:36:56
여당의 대응으로 봐서 정권을 갈 때가 되긴 되었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