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1박 645만원 숙박료 누가 낼까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4일 03시 00분


[남-북-미 종전선언 급물살]싱가포르 北美회담 앞두고 관심
WP “美정부 대납은 대북제재 위반… 北이 모욕적으로 생각할 우려도”
싱가포르 “지불의사 확실히 있다”, 반핵단체 ICAN도 “우리가 내겠다”
北, 정상국가 강조위해 부담할수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싱가포르 호텔 숙박비를 누가 낼 것인가.’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김 위원장을 비롯한 북한 대표단의 호텔 숙박비를 누가 부담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1일(현지 시간) “미국이 회담 기간 동안 김 위원장 호텔 비용 문제로 고심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직접 호텔 숙박료를 지불하는 방법도 있지만 북한 측이 이를 모욕적으로 생각할 가능성이 있는 탓이다. WP는 “결과적으로 미국은 싱가포르 정부에 숙박료를 내달라고 요청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 측은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에서 차로 20분 거리에 위치한 5성급 호텔 ‘풀러턴 호텔’을 김 위원장의 숙소로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싱가포르강 초입에 위치한 이 호텔의 특별 귀빈실 하룻밤 숙박비는 약 6000달러(약 645만 원)에 이른다. 북한 입장에선 부담스러운 금액일 수밖에 없다. 북한도 내심 다른 나라가 자국 대표단의 체류 비용을 내주길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WP는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당시 한국은 260만 달러(약 27억9000만 원)를 준비해 북한 응원단 등의 숙박비 등을 지급했다”며 이전에도 국제 행사 때 개최국 또는 단체가 북한 대표단의 숙박비용을 대신 부담한 사례가 있음을 언급했다. 이어 “전문가들은 미국 정부가 북한 숙박료를 지불하는 것은 액수의 크기를 떠나 대북 제재 위반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 등의 호텔 숙박비 문제는 그리 어렵지 않게 해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응엥헨 싱가포르 국방부 장관은 2일 싱가포르가 보안과 숙박, 이동 등을 위한 비용을 지불할 수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확실히 그렇다. 그것은 역사적 회담 과정에서 싱가포르가 작은 역할을 하기 위한 비용”이라고 긍정적으로 대답했다.

반핵운동으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핵무기폐기국제운동(ICAN)의 가와사키 아키라(川崎哲) 운영위원도 3일 트위터를 통해 “북-미 정상회담을 진행하는 데 비용이 문제가 된다면 작년에 받은 노벨평화상 상금을 기꺼이 쓸 수 있다”고 지원 의사를 밝혔다.

고액이긴 하지만 북한이 ‘정상국가’의 면모를 알리기 위해 직접 부담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김정은#1박 645만원 숙박료#누가 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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