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여왕 생일행사서 드레스코드 깬 ‘미국 새댁’ 마클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10일 19시 14분


92세 축하 근위기병대 열병식에서 팔 어깨 쇄골 드러낸 드레스 입어
터번 쓴 기병대원도 첫 등장 ‘파격’

영국 해리 왕손과 3주 전 결혼한 미국 배우 출신의 왕손빈 메건 마클(37)이 9일(현지 시간) 런던 버킹엄궁 일대에서 열린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92세 생일 축하 행사에서 왕실의 암묵적 드레스코드(복장규정)를 깬 ‘파격 의상’을 선보여 화제에 올랐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이날 “결혼식 직후 보수적인 왕실 의상 전통에 적응하는 듯했던 마클이 여왕의 생일을 기념하는 근위대 열병식에 팔, 어깨, 쇄골을 드러낸 드레스를 입고 참석해 엄격한 왕실 분위기에 저항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근위기병대의 공식 축하 행사가 시작되기 전 덮개 없는 마차를 타고 행사장에 도착한 여왕은 안경을 쓰고 밝은 하늘색의 긴팔 정장을 입었다. 2011년 윌리엄 왕세손과 결혼한 캐서린 세손빈, 커밀라 콘월 공작부인 등 다른 왕실 여성들도 연한 푸른색 또는 핑크색의 긴팔 정장 차림이었다.

반면 마클은 어깨와 쇄골을 노출한 연한 핑크색의 민소매 드레스를 입어 대조를 이뤘다. 일간 텔레그래프는 “세련된 디자인이지만 버킹엄궁 발코니에서는 전에 볼 수 없었던 ‘넥 라인’이 눈길을 끌었다”며 “마클은 결혼식 며칠 뒤에 열린 찰스 왕세자의 70세 생일 파티에는 노출을 자제한 보수적 스타일의 정장을 입고 참석한 바 있다”고 보도했다. BBC는 “이슬람식 터번을 쓴 기병대원이 퍼레이드에 참석한 것도 사상 최초의 파격이었다”고 전했다.

여왕의 생일은 4월 21일이지만 공식 기념일은 6월 둘째 주 토요일이다. 11월생이었던 조지 2세(재위 1727~1760)가 날씨 좋은 여름에 생일 기념식을 열게 한 뒤부터 동절기에 태어난 왕의 ‘공식 생일’을 여름에 따로 정하는 전통이 생겼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부친 조지 6세도 12월생이었지만 공식 생일은 여름이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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