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게 필요한 4가지…인내, 명확한 목표, 전문지식, 그리고 입조심”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11일 15시 50분


인내심을 가질 것, 목표를 명확히 할 것, 전문지식을 갖출 것, 그리고 입조심할 것.

미국의 한 역사학자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세기의 담판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4가지 당부의 말을 전했다.

미국 프린스턴대 역사학 교수이자 CNN 정치 전문 분석가인 줄리안 젤라이저는 10일(현지 시간) CNN 기고를 통해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명심해야 할 4가지를 제시했다. 젤라이저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을 봤을 때 그는 자신의 전임자들은 해내지 못했던 일을 이번에 성사시켜 세계에 보여주겠다는 의지가 확고해 보인다”면서 “하지만 회담이 어떻게 진행될지를 예상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처럼 예측 불가능한 두 인물이 만났을 때는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젤라이저 교수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한 첫 번째 당부는 ‘인내(Patience)’다. 오랜 기간 이어져 온 긴장을 한 번의 회담으로 해소하고 최종 합의를 이끌어내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인내심을 갖는 게 중요하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젤라이저 교수는 과거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옛 소련 공산당 서기장의 군축협상을 예로 들었다. 이들은 1985년부터 1987년까지 세 차례 만남을 가졌고 이 중 두 번의 만남은 좌절 속에 끝났다. 하지만 인내심을 잃지 않은 결과 세 번째 회담에서 협상을 성공시킬 수 있었다. 젤라이저 교수는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12일의 목표는 그저 협상의 다음 라운드를 위한 기초를 쌓는 데 맞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는 ‘명확한 목표(Clear Objectives)’다. 협상에 성공하기 위해 대통령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지속적이고 일관된 태도로 궁극적인 목표를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젤라이저 교수는 미국이 이스라엘과 이집트의 평화협상을 중재했던 ‘캠프데이비드 회담’ 당시의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을 예로 들며 “회담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언제든 걸어 나오겠다”고 한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에 경고를 보냈다. 카터 전 대통령은 당시 양국 정상들이 짐을 싸서 회담장을 떠나려고 할 때 이들을 적극적으로 만류했다.

세 번째는 ‘전문지식(Expertise)’이다. 성공한 대통령들은 회담장에 전문가와 함께 들어와 자신이 회담에서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그리고 무엇을 원하는지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젤라이저 교수는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여러 분야에서 자주 비교되곤 하지만 외교정책 전문지식에 대해서만큼은 그래선 안 된다”도 경고했다. 닉슨 전 대통령은 헨리 키신저라는 책사를 대동해 중국, 소련과의 협상을 성공으로 이끌었다.

마지막은 ‘기밀 유지(Confidentiality)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입조심‘을 당부하는 내용이다. 협상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절대 모든 카드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지 말아야 한다는 것. 젤라이저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은 깊이 생각하지 않고 트윗을 올리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고 했다.

전채은기자 chan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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