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 같은 소리 말라” 기자들에 발끈한 폼페이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15일 03시 00분


[北-美 비핵화 합의 이후]북미회담 결과 놓고 거친 설전
“CVID 왜 빠졌나” 집요한 질문에 “모욕적 질문… 말장난하나” 반박

“바보 같은 소리 하지 마세요(Don‘t say silly things). 제발, 제발, 제발요. 그것(그 질문)은 생산적이지 않아요. 도움이 안 된다고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한국을 방문 중이던 13일 밤 서울의 한 호텔에서 수행 기자단과 간담회를 하던 중 ‘점잖은’ 그답지 않게 발끈했다. 기자들이 “북-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폼페이오 장관이 그토록 강조하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라는 문구가 왜 담기지 않았느냐”라고 집요하게 묻자 “(그 질문 자체가) 바보 같은 소리”라고 반박한 것이다.

“당신이 회담 전날(11일) ‘그것(CVID)이 우리(미국)의 유일한 목표’라고 말했어요. 그런데 그 CVID가 공동성명에는 없어요.”

“흐-음(Mm-hmm), 공동성명 안에 있죠. 당신이 잘못 알고 있는 거예요.”

“어디에 있다는 거죠?”

“확실히 있어요.”

“(검증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뭘 논의한 거죠?”

“그래요. 당신이 나한테 그렇게 물을 수는 있어요. (그런데) 난 그 질문이 모욕적이고 어리석고, 솔직히 터무니없다고 생각해요. 이런 심각한 문제를 갖고 (말)장난해선 안 돼요.”

폼페이오 장관은 이어 “협상 세부 원칙은 이제 막 진전되기 시작했다. 해야 할 일이 많을 것이다. 가야 할 길도 멀다”며 “(CVID) 질문이 당신(기자)의 독자나 시청자에게도 도움이 안 되고, 세상에도 (아무) 도움이 안 된다”고 거듭 말했다.

기자들도 물러서지 않았다. 폼페이오 장관의 핀잔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래서 어떻게 검증한다는 것이냐. 검증 문제를 (북한과) 논의하기는 했느냐”는 질문을 이어갔다. 한 기자는 “(우리가 이 질문을 계속하는 건) 당신(폼페이오 장관)이 계속 (북한에) 요청해왔던 CVID가 (협상 결과에) 어떻게 반영됐는지를 알고 싶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북미회담 결과#거친 설전#폼페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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