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바지 안 돼” 학칙 반발 ‘치마’ 입고 등교 남고생에 응원 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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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6월 21일 14시 23분


사진=BBC
사진=BBC
영국의 한 고등학교에 재학중인 남학생이 반바지를 입고 등교했다가 학교 측으로부터 집으로 돌아가라는 처분을 받자, 이에 반발해 치마를 입고 등교해 화제다.

영국 BBC, 미러 등 현지매체는 19일(이하 현지 시간) 영국 웨일스 애버라에론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루이스 파이스(16)의 소식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파이스는 최근 더워진 날씨 탓에 지난 12일 긴 교복 바지 대신 반바지를 입고 등교했다가 복장을 문제삼은 학교 측으로부터 귀가 조치를 받았다.

남학생의 반바지 차림은 규정상 허용되지 않으며, 교장의 별도 허가가 있을 때만 착용 가능하다는 것이 학교 측의 설명이다.

보도에 따르면 파이스는 “여름에 긴바지를 입는 것은 매우 불편하다”며 “학교에서는 나에게 집으로 다시 돌아가거나, 교내 분실함에 보관중인 교복 바지로 갈아입거나 둘 중 하나를 택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조치에 반발한 파이스는 그대로 집으로 돌아갔고, 다음날 그는 반바지 대신 여자 친구의 교복 치마를 빌려 입고 등교했다.

파이스에 따르면 치마를 입고 등교하자 학교 측에서는 “남학생은 치마를 입을 수 없다”며 자신을 수업에서 배제시켰다고 말했다.

파이스는 이러한 조치에 대해 ‘불평등’이라고 주장하며 교복 규정이 바뀔 때까지 치마를 입고 등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학생들은 치마를 입고 다니는 반면에, 나는 반바지를 입었다는 이유로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 그래서 다음날 치마를 입고 등교했지만, 모든 선생님들은 내게 옷을 갈아입으라고 했다”며 “나는 남학생만을 위한 평등이 아닌 모두의 평등을 위해 싸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교복에 대한 불평등을 없애야 한다. 지금은 1950년이 아니라 2018년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오웨인 존스 교장은 교내 위원회를 통해 교복에 대한 규정 변경을 검토 중이라면서, 충분한 논의한 후에 최종적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이스의 행동에 누리꾼들은 “파이스에겐 잘못이 없어. 이제 남학생들도 반바지를 입도록 허락해야할 때”, “남학생들도 반바지를 입도록 해야 한다. 너무 더우면 수업에 집중도 안 될 것”, “바짓단은 무릎 위로!”, “이런 학교는 19세기가 아닌 21세기에 맞춰야 할 필요가 있다”, “잘했다 파이스!! 용감한 학생이다” 등이라며 그를 응원했다.

한편 BBC에 따르면 남학생들의 반바지 착용을 금지하는 학칙에 대한 항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6월 영국 남서부 데번주 엑세터 지역의 중등학교인 이스카(Isca) 아카데미 남학생 30여명은 더운 날씨에도 반바지를 금지하는 학교 규정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치마를 입고 등교하는 시위를 벌인 바 있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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