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사령부서 5명 내외 파견, 유해 전달 임박… 날짜는 미정
트럼프 “이미 200구 송환” 깜짝발언… 송환 본격화되자 ‘기정사실화’
북-미 정상회담의 공동성명에 담긴 미군 유해 송환을 위해 미군 관계자 약 5명이 21일 방북한 것으로 확인됐다. 주로 유해 송환 관련 실무자들이 방북한 것으로 보여 2007년 이후 11년 만에 미군 유해 송환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온다.
21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미군 관계자 5명 내외가 이날 방북했다. 방북한 인원은 미군 유해 송환 업무를 맡는 하와이의 합동전쟁포로실종자사령부(JPAC) 소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유해 송환이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보이지만 정확한 송환 날짜까지 전해지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25전쟁 당시 실종된 미군 전사자들의 유해 송환과 관련해 “이미 유해를 돌려받았다”는 깜짝 발언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 시간) 미네소타주 덜루스에서 열린 공화당 지지자 유세 연설에서 “우린 위대한 전사자 영웅들의 유해를 돌려받았다(got back). 오늘(today) 이미 200구가 송환됐다(sent back)”고 말했다.
하지만 미군 관계자들이 21일 방북한 것을 감안하면 실제 송환은 아직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 소식통은 “북한이 유해를 돌려준다고 해도 감식 등 절차를 고려하면 앞으로 며칠이 더 필요하다. 당장 유해를 운구할 관도 충분하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주말 또는 다음 주초는 돼야 미국 본토에 유해가 전달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다른 소식통은 “북-미가 아직 송환 절차에 대해 협의하는 단계로 세부 계획도 잡히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유엔군사령부 관계자 역시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북-미 정상회담의 유해 송환 합의를 재확인한 것으로 보인다”며 “1, 2구도 아닌 200여 구의 유해를 비공개로 송환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따라서 트럼프의 발언을 기점으로 이날부터 송환 절차가 본격화됐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향후 작업은 우선 판문점 군사분계선(MDL)에서 유해를 인수 인계하는 방식으로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은 북한이 판문점을 통해 넘겨준 유해를 경기 평택시 오산 미 공군기지로 보내 관련 의식을 거친 뒤 하와이 진주만의 히컴 공군기지로 옮긴다. 이후 기지 내에 있는 미 국방부 산하 전쟁포로·실종자확인국(DPAA)이 유전자(DNA) 감식과 치아 검사, 쇄골 대조 등 세 가지 검사 방식을 거쳐 신원 확인을 한 후 유족에게 유해를 전달한다.
일각에선 차량에 실어 개성∼문산 도로를 통해 남쪽까지 송환받는 방안도 거론된다. 2007년처럼 미군 유해 발굴·인수팀이 직접 북한에 들어가 항공기에 유해를 실어 주일 미군기지를 거쳐 하와이로 옮길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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