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내전과 관련해 가장 중요한 인물 중 한 명으로는 무함마드 빈 살만 알 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33·사진)가 꼽힌다. 이른바 ‘MbS’로 불리는 무함마드 왕세자는 국방장관 시절이던 2015년 3월 예멘 내전 개입을 결정한 인물이다.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사우디 정부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사우디 안팎에선 ‘예멘 내전에서 사우디가 얻은 성과가 도대체 무엇이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하지만 무함마드 왕세자는 예멘 내전에 여전히 강경한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4월 28일부터 이달 13일까지 외부 행사에 나타나지 않고, 현지 언론에서도 모습이 사라져 일각에선 ‘궁중 쿠데타’ 혹은 ‘암살’ 의혹도 제기됐다. 사우디의 보수 기득권층에선 무함마드 왕세자가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대규모 반대파 숙청 작업으로 인해 불만이 큰 상태. 그러나 무함마드 왕세자는 14일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개막전(러시아-사우디 경기)에서 ‘건강한 모습’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경기를 관람해 의혹을 불식시켰다.
연로한 아버지로부터 조만간 왕권을 승계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 무함마드 왕세자에게 예멘 내전을 비롯해 카타르 단교 사태와 대(對)이란 강경 조치 같은 외교 현안은 상당한 부담이다. 자신이 직접 결정한 사안들이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도 없고, 해결책도 마땅치 않기 때문. 여성 운전 참여 허용, 탈석유화 산업 정책, 대규모 국토 개발, 국가 브랜드 강화 같은 경제·사회 개혁 정책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무함마드 왕세자의 젊고 혈기왕성한 성향이 사우디 내부의 개혁 엔진을 가동하는 데는 긍정적이지만, 신중함과 안정성이 핵심 덕목인 외교안보 이슈를 처리하는 데는 계속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비판도 많다. 현지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은 “아직 경험이 부족한데도 아버지인 살만 빈 압둘아지즈 국왕은 국정 운영을 사실상 무함마드 왕세자에게 모두 맡겨 놓은 상태”라며 “결국 무함마드 왕세자가 전략을 수정하기 전에는 (예멘 내전 등 외교 현안에서) 특별한 변화가 나타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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