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발발 68주년인 25일(현지 시간) 참전용사를 추모하는 행사가 미국 곳곳에서 열렸다. 6·25전쟁 참전용사 추모식은 매년 이맘때마다 열리지만 올해는 한반도 대화 분위기에다 북한으로부터 미군 전사자들의 유해 송환을 앞두고 있어 더욱 눈길을 끌었다.
주미 한국대사관은 이날 워싱턴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공원에서 6·25전쟁 발발 68주년 기념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한미 양국의 6·25전쟁 참전용사 약 100명과 유가족, 한국전참전용사협회(KWVA) 관계자, 주한미군 전우회 관계자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머리가 희끗한 참전용사들은 한자리에 모여 12일 열린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담긴 ‘6·25전쟁 미군 포로 및 실종자 유해 송환’을 반겼다. 폴 커닝햄 KWVA 회장은 이날 기념사에서 “한국전쟁에서 미군 참전용사 7700여 명이 실종됐다.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가 다뤄진 것은 희망적이고, 유해 송환은 당연히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아직도 행방불명 상태인 전우들과 그 부모, 부인, 형제자매, 자녀들에게는 오늘날까지 비통함과 괴로움이 계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참전용사 도널드 넷슈케 씨는 이날 행사 참석 뒤 미국의소리(VOA)와의 인터뷰에서 “돌아오지 못한 용사들은 사실상 전쟁포로다. 유족들이 용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할 수 있도록 유해 송환은 이뤄져야 한다. 이는 인류의 기본적인 상식”이라고 말했다. 18세 때 보병으로 참전했던 리처드 칠턴 씨는 이 자리에서 “우리가 한국을 떠날 때는 서울이 완전 초토화돼 빌딩 하나만 남고 모두 오두막이었다”며 참혹했던 전쟁 당시를 회고했다.
이날 한 6·25전쟁 참전용사단체는 인디애나주 콩코디아 묘지공원에서 기념식을 열었다. 현지 언론 ‘뉴스센티널’에 따르면 미 전역을 돌며 ‘한국전 참전용사 찾기’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재미교포 여성 활동가 김한나 씨가 감사의 뜻으로 기념 핀을 용사들에게 선물했다. 김 씨는 “여러분이 우리를 위해 싸워주지 않았더라면 저와 가족은 미국에서 이렇게 살지 못했을 것”이라며 “참전용사 중 너무 많은 이들이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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