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무역전쟁, 결국 한국에 큰 타격”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28일 03시 00분


폴 크루그먼 교수, 전경련서 대담
“소득주도 성장, 만병통치약 아냐”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미국 뉴욕시립대 교수(사진)가 미국발 무역전쟁으로 세계 교역량의 3분의 2가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이 중국 제품에 관세를 물리면 결국 한국 첨단 제품에도 관세가 부과되는 셈이라 한국이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27일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서울 영등포구 전경련회관 콘퍼런스센터에서 크루그먼 교수,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 등을 초청해 ‘양극화, 빈곤의 덫 해법을 찾아서’ 특별대담을 열었다. 크루그먼 교수는 2008년 무역이론과 경제지리학을 결합시킨 공로로 노벨상을 받았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작한 무역전쟁에 대해 “저는 세계 무역 전망에 비관론자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올 초까지만 해도 그동안 세계 무역시스템에 투입된 노력과 자금이 너무 크기 때문에 트럼프가 이를 붕괴시킬 수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애초에 미중(美中) 무역 갈등도 적절한 선에서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했었다.

크루그먼 교수는 “미국, 유럽연합처럼 경제 규모가 큰 국가들은 15∼20% 정도의 수출입 감소 등이 예상돼 파장이 그리 크지 않겠지만, 한국의 경우 그 수치가 두 배 정도 될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한국의 첨단 제품이 중국의 공장을 거쳐 전 세계로 팔려나가는 시스템을 설명하며 “트럼프가 중국에 부과하는 관세는 결국 한국에 대한 관세”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 정책에 대한 질문에는 “균형이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양극화가 심각한 미국에서는 현재 최저임금을 올려 근로자의 소득을 높여주는 ‘사전분배’와 복지 지원, 세제 혜택으로 실질소득을 올려주는 ‘재분배’가 모두 논의되고 있다. 크루그먼 교수는 “두 가지 모두 만병통치약은 아니다”라며 “각 국가, 지역의 생산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미중 무역전쟁#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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