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북한 방문을 마치고 7, 8일 일본에 들르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을 따로 만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폼페이오 장관은 7일 도쿄에 도착해 8일 오전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상과 회담한 뒤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강경화 외무장관도 참석한다. 이 기간 아베 총리는 규슈(九州)의 가고시마(鹿兒島)현과 미야자키(宮崎)현 방문이 예정돼 있다.
아베 총리는 4월 27일 열렸던 첫 남북 정상회담 땐 다음 날 서훈 국정원장의 방일을 요청해 직접 설명을 들었고 6월 북-미 정상회담 전에는 미국에 달려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만나는 등 북한 문제를 직접 챙기는 모습을 보여 왔다. 그러나 이번엔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 등을 만난 직후에 일본에 오는 데도 지방 방문을 이유로 도쿄를 비울 계획이다.
이를 놓고 아베 총리가 미국과의 거리 조절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앞서 마이니치신문은 11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아베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과의 양자회담에 소극적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양 정상은 다자간 정상회의가 있는 경우 반드시 양자 회담을 갖자는 원칙을 지켜왔으나 이번만큼은 이를 적극 추진하지 않는다는 것. 미일 통상문제와 관련해 무슨 요구를 들이댈지 모르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접촉을 피하고 싶은 속내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 더해 아베 총리는 9월 자민당 총재선거를 앞두고 지방 순회를 하는 것이 더 긴요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가고시마와 미야자키는 2012년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아베 총리가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자민당 간사장에게 졌던 지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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