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부 살해 10대 세 자매, 알고보니…“심각한 학대에 성폭행까지”

  • 동아닷컴
  • 입력 2018년 8월 1일 14시 43분


사진=REN TV
사진=REN TV
러시아에서 10대 세 자매가 아버지를 살해한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이들은 수년간 아버지로부터 폭행 등 학대를 당해왔다고 주장했다.

30일(현지 시간) RT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각각 17세, 18세, 19세로 알려진 세 자매가 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27일 모스크바의 한 아파트에서 50대 남성 A 씨가 흉기에 수십 차례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이후 남성의 세 딸이 용의자로 체포됐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아버지로부터 신체적·정신적 학대를 당했다고 밝히며 범행 사실을 인정했다.

이들은 경찰에 “우리는 그를 증오했고, 오직 하나만을 원했다”며 “우리는 그가 영영 돌아오지 않게 떠나길 원했다”고 진술했다.

보도에 따르면 헤로인 중독이던 남성이 딸들을 흉기로 먼저 위협했고, 이에 그가 갖고 있던 흉기를 빼앗은 딸들이 그를 공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들의 어머니는 남편의 폭력을 이기지 못하고 몇 년 전 가출했으며, 이들의 오빠 역시 수년 전 집을 나가 따로 살고 있는 것으로 보도됐다.

세 자매의 지인들과 이웃은 증언을 통해 살해된 남성이 평소 딸들에게 심각한 학대를 해왔다고 주장했다.

지인들은 세 자매가 그동안 폭력적인 아버지로부터 성폭행을 당하고, 집안에 설치된 카메라로 감시까지 당했다고 밝혔다.

지인들은 아버지가 세 딸과 아내의 연락을 금지시켰고, 살해 협박을 하는 등 상습적인 폭행을 저질러 왔으며 심지어는 카펫에 개털이 묻었다는 이유로 강제로 털을 먹이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한 지인은 지역 매체를 통해 자매 중 한 명은 아버지에게 성폭행을 당한 뒤 자살 시도까지 했다고 밝혔다. 그는 “성폭행을 당한 뒤 약을 과다 복용해 자살 시도를 하기도 했다”며 “남성은 당시 병원 측에 자살이 아니라 실수라고 둘러댔다”고 말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이들의 한 친척은 REN TV와 인터뷰에서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겠다”며 “어떤 말을 믿어야 할 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세 자매의 지인들은 “평생을 악몽 속에 살아야 되는 그들의 입장이라면,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었을까?”라며 자매의 행동을 옹호했다.

현지 경찰은 사건과 관련한 조사를 진행 중인 가운데,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살인죄로 기소된 세 자매의 혐의가 인정되면 10~15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도 있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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