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행정부때 NSC국장 맡아 북핵 업무… “비핵화, 최종적이고 완전한 검증이 목표”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8월 25일 03시 00분


비건 신임 美대북정책특별대표

신임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로 지명된 스티븐 비건 포드자동차 국제담당 부회장(55)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물론이고 최고 서열의 공화당 의원들을 보좌한 경험이 있는 보수 성향의 베테랑 외교·안보 전문가다. 올해 3월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물러날 당시 그의 후임으로 거론됐을 정도로 중량감이 있는 인물이다.

북핵 문제를 직접 다뤄 본 경험도 있다. 비건 특별대표는 2000년대 초반 콘돌리자 라이스 국가안보보좌관이 이끄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의 사무국장(2001∼2003년)을 지내 북핵 문제가 낯설지 않다. 프랭크 자누지 맨스필드재단 대표는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비건은) 북한의 우라늄 농축에 대한 우려가 커지던 부시 행정부 시절에 제네바 합의가 결렬되기까지의 파악된 정보를 대통령에게 알리고 정책보고서를 작성하는 일을 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비건이) 미국의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지원금 관련 예산 배정과 북한 관련 청문회 개최 등에 관여했다”고 덧붙였다. 비건은 2004년 포드자동차에 입사하기 전까진 빌 프리스트 당시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의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냈다.

미시간대에서 정치학과 러시아어를 전공한 그는 미-러 관계 전문가로 대러 강경파로 분류된다. 국제문제와 관련해 오랜 실무경험이 있는 그가 대북정책이라는 새 업무에 쉽게 적응할 것이라는 기대의 목소리가 나온다.

직업 외교관 출신들이 맡았던 대북정책특별대표 자리에 민간 기업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인사가 지명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관료보다는 기업인 출신을 선호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이 반영됐다는 평가와 함께 비핵화의 반대급부로 거론돼 온 대규모 대북 경제지원을 염두에 둔 선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개인적 친분은 없다.

비건 특별대표는 23일(현지 시간) 기자회견에서 “평화로운 세계를 만든다는 목표를 이루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평화로운 세계를 만든다는 목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싱가포르에서 동의한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 가능한 비핵화(FFVD)에서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 주민들을 위한 평화로운 미래를 위해 가능한 모든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
#스티븐 비건#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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