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 속 시속 300㎞, 몸으로 느껴라.”
일본의 철도회사가 사원들에게 고속철도 신칸센의 풍압을 가까이서 느껴보라며 열차가 지나가는 터널 속에 머물도록 하는 ‘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해 물의를 빚고 있다.
25일 도쿄신문과 산케이신문 등에 따르면 JR니시니혼(西日本)은 2016년부터 ‘시속 300㎞ 근접 체험’이라는 사원 대상 연수 프로그램을 실시해왔다.
신칸센이 지나가는 터널 속 좁은 통로에 사원이 헬멧과 보호안경 등의 장비를 착용한 채 웅크려 앉아 열차 2~3대가 통과할 때까지 버티는 방식의 연수다. 이들이 앉아서 버텨야 하는 장소는 열차에서 불과 1m 가량 떨어진, 폭과 높이 각각 1m의 좁은 통로로 평소 선로를 보수하는 직원들이 이용하는 공간이다. 지금까지 2개소에서 모두 24회 실시돼 차량검사 담당자 약 190명이 수강했다.
JR니시니혼 측은 직원들에게 차량 보수작업의 중요성을 재인식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2015년 터널 주행 중 풍압의 영향으로 신칸센 차량 일부분이 파손돼 승객이 다친 사고를 계기로 이런 연수를 시작했다.
그러나 참가 사원들은 “두 번 다시 하고 싶지 않다”, “공포체험이다”라며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50대 남성 직원은 도쿄신문에 “차량이 통과할 때 선로에 쌓여 있던 돌들이 여기저기서 튀어 무서웠다”고 말했다.
노동조합이나 노동관리 전문가들로부터도 “공포감을 주는 지나친 연수”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노조 측이 지난해 5월 이후 여러 차례 연수 중지를 요청했으나 회사 측은 응하지 않고 있다. JR니시니혼 홍보부는 “사내 규정을 준수하고 수강자에게 안전조치도 설명한 뒤 실시하고 있어 문제없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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