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현지 시간) 세상을 떠난 미국 보수진영을 대표하는 거물 존 매케인 상원의원(공화·애리조나)의 유해가 31일 미국 의회의사당 중앙에 있는 로툰다 홀에 안치됐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26일 트위터를 통해 “폴 라이언 공화당 하원의장 및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와 논의한 결과, 매케인 의원의 유해를 의회의사당 로툰다 홀에 안치하기로 결정했다는 사실을 알리게 되어 영광이다”라고 밝혔다. 로툰다 홀에 유해가 안치되는 것은 미국에서 매우 영예로운 일로 꼽힌다. 오직 전직 대통령 그리고 군 사령관, 상·하원 의원 중 의회 차원의 결의나 의회 지도자들의 동의를 얻은 사람만이 이 같은 영예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1852년 헨리 클레이 전 하원의장이 처음으로 로툰다 홀에 안치된 이후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 등 지금까지 31명의 미국인이 이 곳에 안치됐다. 올 2월 별세한 ‘20세기 최고의 복음 전도사’ 빌리 그레이엄 목사가 가장 최근 사례다. 제2차 세계전쟁과 한국전쟁, 베트남 전쟁에서 사망한 신원을 알 수 없는 군인들의 추도식도 이 곳에서 열린 적 있다.
매케인 의원이 떠난 뒤 그의 빈 자리를 채울 상원의원 후임 지명 문제도 주목을 받고 있다. 가장 많이 언급되고 있는 인물은 매케인 의원의 부인 신디 매케인이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덕 듀시 애리조나 주지사가 5월 매케인 부부를 방문한 적이 있어 이러한 관측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듀시 주지사는 애리조나 주 법에 따라 공화당원 중 매케인 의원의 후임을 지명할 권한을 갖고 있다. 2016년 당선된 매케인 의원의 잔여 임기가 4년 남은 가운데 듀시 주지사가 임명한 후임 인사가 2년간 의원직을 수행하고, 2020년 선거에서 당선된 자가 2022년까지 남은 2년 임기를 채운다.
한편 26일 워싱턴포스트(WP)는 매케인 의원과 잦은 마찰이 있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의 삶을 기리는 공식 성명을 내자는 백악관 참모들의 건의를 거절했다고 전했다. 익명의 소식통에 따르면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과 존 켈리 비서실장 등 참모들은 매케인 의원의 군 복무와 의정 활동을 기리고 그를 ‘영웅’으로 칭하는 백악관 성명서를 미리 준비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성명서 대신 간단한 트윗을 쓰고 싶다며 이를 반려했다고 WP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트위터를 통해 “매케인 의원의 가족에게 가장 깊은 연민과 존경을 전한다. 우리의 마음과 기도가 함께할 것”이라는 두 문장의 애도 메시지만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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