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일본이 7월 베트남에서 미국에 알리지 않고 ‘비밀회담’을 했으며 이에 대해 미국 고위 관리가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8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7월 베트남 회담에 일본에서는 정보기관인 내각정보조사실 수장 기타무라 시게루(北村滋) 내각정보관이, 북한에서는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전선책략실장이 참석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행정부 고위 관리가 미국이 대북 협상과 관련해 진전 상황을 계속 업데이트해 줬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이 회담에 대해 미국에 알리지 않았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고 신문은 전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은 29일 이 보도의 사실관계 확인을 요구받자 “그런 보도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면서도 “보도된 사안 하나하나에 대해 정부가 코멘트 하는 것은 삼가겠다”고 답했다. 스가 장관은 부인하기 어려운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노코멘트’로 일관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스가 장관은 이날 WP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6월 백악관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회담할 때 ‘2차대전 당시 진주만 공습을 잊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보도한 내용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의 ‘진주만’ 발언이 일본과의 무역 협상에 앞서 기선을 잡기 위한 것이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8번을 만나고 20차례 이상 전화 통화를 하는 등 돈독함을 자랑했던 미일 두 정상은 6·12 북-미 정상회담 이후 냉랭한 기류를 이어온 것이 사실이다. 두 정상은 이달 22일 미국 측의 요청으로 2개월 만에 전화 회담을 갖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가 실현될 때까지 북한을 상대로 한 강한 제재를 유지한다”는 뜻을 확인하고 9월 뉴욕 유엔 총회 때 만나자고 약속했다.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운 대북 접근법과 대일본 무역적자에 대한 공격으로 난관에 처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월 아베 총리가 미국을 찾았을 때 “일본인 납치 문제를 북-미 정상회담에서 언급하겠다”고 약속한 것을 제외하면 회담 시간 대부분을 일본의 무역정책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하고 양자 간 무역 협상을 종용하는 데 할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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