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계자 못구해 명맥 끊어질 위기에 첨단기술 활용한 기술 계승 실험
“작업공정 데이터화해 교재로 제작”
日정부, 내년 예산에 40억원 배정
벌겋게 달궈진 쇳덩이를 때리고 구부리고 닦아 만드는 금속공예, 옻나무에서 나오는 진액을 정제해 칠하고 건조하고 연마하는 과정을 수십 번 반복하는 칠기….
일본의 전통 제조업은 수십 년에 걸쳐 배양한 장인의 감과 기술이 합쳐진 결정체이지만 대부분 마을공장 수준의 영세업체 수준에 머물러 왔다. 이런 전통기술을 가진 장인들이 모두 고령이 된 반면 인구 감소 등의 영향으로 후계자를 찾지 못해 명맥이 끊어질 위기에 놓인 경우가 적지 않다. 취업 사이트에는 전통공예 견습생을 찾는다며 월 20만 엔(약 200만 원) 선의 급여를 제시하는 구인광고가 줄을 잇는다.
일본 총무성이 위기에 처한 장인 기술을 구하기 위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분석 보존하는 작업을 내년부터 시작하기로 했다고 3일 요미우리신문이 보도했다.
이 작업은 장인의 손에서 손으로 전해져 내려온 전통기술 작업 공정을 세밀하게 데이터화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장인의 작업 공정을 카메라로 촬영하거나 팔에 센서를 달아 손가락이나 팔의 움직임 등의 데이터를 수집한다. 이렇게 수집된 방대한 데이터는 AI로 분석해 필요한 정보를 추출해내 영상데이터나 교재로 정리한다.
교재는 공장이나 지역공업조합 등에서 후계자 육성에 사용된다. 후계자가 없거나 기술 계승이 일단 끊겼더라도 장인 기술을 과학적으로 분석한 교재와 영상 데이터가 있기 때문에 나중에 전수를 희망하는 인재가 나타나면 관련 기술을 부활시킬 수 있을 것으로 일본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주로 숙련도와 감에 의존해 온 전통기술 공장들에 최신 기술을 접목시켜 장인 기술 계승을 돕겠다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당장 내년부터 5개 지역에서 실증실험을 하기로 하고 2019년도 예산안에 관련 예산 4억 엔(약 40억500만 원)을 포함시켰다. 실험은 직물, 공예품, 금속가공, 용접 등 폭넓은 분야에서의 장인 기술을 대상으로 하며 참가 단체는 공개모집으로 결정한다. 기술 장인이 있는 기업이나 단체가 지방자치단체나 정보기술(IT)기업 등과 함께 실험에 참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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