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태풍피해]이런 날 피자 배달?…일촉즉발 배달원 영상에 ‘발칵’

  • 동아닷컴
  • 입력 2018년 9월 5일 11시 21분


[일본 태풍 피해]이런 날 피자 배달이라니…일촉즉발 영상에 여론 ‘격노’/유튜브 캡처.
[일본 태풍 피해]이런 날 피자 배달이라니…일촉즉발 영상에 여론 ‘격노’/유튜브 캡처.
일본 열도를 강타한 ‘슈퍼 태풍’으로 최소 9명이 숨지고 340여명이 다치는 등 인명피해가 속출하고 오사카의 관문인 간사이 국제공항이 침수돼 폐쇄되는 등 엄청난 혼란이 빚어진 가운데 한 영상이 논란을 빚고 있다.

제21호 태풍 제비가 일본 열도를 관통한 4일 서일본 지역에서 스쿠터를 타고 피자배달에 나섰다가 도로 한복판에서 강풍에 휩쓸려 쩔쩔매는 배달원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다.

간판이 떨어져 어지럽게 날라 다니고 트럭이 전도되는 등 일본 태풍 피해 제보 영상이 온라인에 퍼진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끈 영상은 위에 소개한 피자배달부의 ‘위기일발’ 상황이다.

‘택배 피자(宅配ピザ)’라는 제목의 영상을 보면 파랑 우비를 입은 피자배달부가 도로 중앙선 부근에서 강풍에 쓰러지려는 흰색 스쿠터를 두발로 지탱하며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바람이 너무 세 결국 스쿠터와 사람이 함께 도로 바닥으로 쓰러진다. 사람과 스쿠터는 강풍에 휩쓸려 도로 한쪽으로 맥없이 밀려간다. 다행히 중앙분리대로 설치한 플라스틱 봉에 걸려 멈춘다. 해당 영상은 도로 주변 건물에서 일반인이 촬영해 올린 것이다.

비슷한 차림의 다른 피자배달원이 건물 앞에서스쿠터를 타고 출발하려다 강풍에 쓰러져 바닥에서 속절없이 쓸려가는 다른 영상도 있다.

이를 본 일본 네티즌들은 격노했다. “이런 날 피자배달을 시키다니, 생각이 있는 거냐”는 질타가 이어졌다. 또한 “도미노 피자로 보인다”며 해당 업체 계정에 몰려가 비방하는 글을 마구 쏟아냈다.

이와 관련 일본의 한 법률전문 매체는 해당 업체에 확인 요청을 했지만 답변이 없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노동문제에 관심이 많은 사사키 료 변호사에게 배달원이 부상을 당했을 경우 배상을 받을 수 있는지 등 자문을 받았다.

사사키 변호사는 “스쿠터 운전자가 부상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이런 날에 배달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운을 뗐다.

이어 “태풍이 왔음에도 회사가 배달영업을 한 것이기에 당연히 사고가 일어날 수 있음을 인식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며 “스쿠터 등을 이용해 배달하다 태풍에 휘말려 사망하거나 후유 장해가 남은 경우 손해 배상을 청구 할 수 있다. 산재 처리도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태풍 때문에 집에 갇혀 배달음식을 시켜 먹게 되는 사람이 적지 않고, 손님의 요청을 외면하지 못해서 또는 매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영업을 하는 업체가 있을 수 있다 면서도 “반대로 엄청난 금액의 손해 배상이 청구될 우려가 있다. 위기관리 능력이 있는 회사라면 ‘배달 불가’라고 판단하는 게 정상”이라고 강조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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