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윈스키, ‘클린턴 성추문’ 질문에 방송 도중 박차고 나가…“선 넘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9월 5일 23시 07분


“미안합니다. 저는 이걸(인터뷰를) 할 수 없겠네요.”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성추문에 휩싸였던 모니카 르윈스키(45)는 3일(현지 시간) 이스라엘에서 생방송에 출연하던 중 급작스레 자리를 떴다. 클린턴 전 대통령에 대한 질문을 받은 직후였다.

AP통신에 따르면 현재 ‘집단 괴롭힘 방지’(anti-bullying) 운동가로 활동하고 있는 르윈스키는 이날 이스라엘 뉴스매체 채널2가 생중계한 행사에서 ‘인터넷의 위험성과 긍정적 측면’에 대해 강연했다. 강연 후 진행자와의 대화에서 이스라엘 유명 앵커 요니트 레비는 “여전히 클린턴 전 대통령의 사과를 원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르윈스키는 답변 대신 방송을 중단했다.

태도 논란이 일자 르윈스키는 자신의 트위터에 레비가 전날 같은 질문을 했을 때 “선을 넘은(off limits)”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또 “여성이 자신을 옹호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타인이 조종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 게 어느 때보다 더 중요하기 때문에 자리를 떠났다”면서 “관객들에게는 대화가 이렇게 끝난 것에 대해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방송사 측은 “질문들은 정당했고, 가치가 있었으며, 르윈스키의 요구를 넘어서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르윈스키와의 계약을 준수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것. 최근 클린턴 전 대통령은 미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미 공개적으로 반복해 사과했기 때문에 개인적인 사과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1998년 22세 백악관 인턴이던 르윈스키와의 성추문으로 클린턴 전 대통령은 탄핵 위기까지 몰렸었다. 르윈스키는 이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진단을 받았다고 고백했으며 올 초 미투 운동과 관련한 매체 기고에서 “엄청난 권력 남용이 있었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됐다”고 밝혔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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