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장관에 ‘정신지체’ ‘벙어리’ 막말”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9월 6일 03시 00분


‘공포’서 드러난 백악관 내부 실태
참모에 “맥주 판매상 같다” 조롱… 켈리 “미친 세상” 답답함 토로도

“대통령은 멍청하다(idiot). 그는 궤도를 이탈했고, 우리는 미친 세상(crazytown)에 있다. 비서실장직은 내 인생 최악의 직장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바로 옆에서 보좌하는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은 사적 모임에서 지나치게 충동적인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스타일과 막말 행태를 지적하며 이같이 답답함을 토로했다고 밥 우드워드의 신간 ‘공포: 백악관의 트럼프’는 전했다. 켈리 비서실장의 불만은 ‘트럼프 대통령의 참모들에 대한 조롱과 비난 수준이 도를 넘어섰다’는 것.

정식 판매 전 신간을 먼저 입수한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 윌버 로스 상무장관, 허버트 맥매스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겨냥한 인신공격성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그는 특히 자신을 겨냥한 ‘러시아 스캔들’ 수사와 관련해 세션스 장관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가했다. “(세션스는) 정신 지체가 있다. 그는 ‘벙어리’ 남부 사람이다”라면서 남부 억양까지 흉내 내며 비꼬았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3월 경질된 맥매스터 전 국가안보보좌관을 두고는 “(저렴한 정장을 입은) 맥주 판매상 같다”고 조롱했고, 자신(72세)보다도 고령(81세)인 로스 장관에 대해선 “당신 전성기는 끝났다. 더 이상 협상을 진행하지 않기를 바란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 참모들은 일제히 책 내용이 허위라고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 트위터에 “책은 사기극이다”라며 “(저자가) 혹시 민주당 요원이 아닌가?”라고 적었다. 켈리 실장도 성명을 통해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행정부의 성공을 가리려는 형편없는 시도”라고 반박했다.

이에 우드워드는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과 가졌던 통화 내용 전체를 WP에 공개했다. 통화에서 우드워드는 책을 쓰기 위해 대통령을 직접 인터뷰하려 했으나 회답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아무도 나에게 말하지 않았다”라고 했다가 우드워드가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을 통해 말했다고 하자 “그가 빠르게 언급한 적은 있다”고 말을 바꿨다. 백악관이 책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인터뷰를 거부한 정황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트럼프#백악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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