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까지 외국인 여행객 4000만 명 유치’를 목표로 내건 일본 정부가 잇따른 자연재해 때문에 국제공항들이 연달아 폐쇄되는 사태를 맞게 되자 전전긍긍하고 있다.
5일 일본 열도를 빠져나간 태풍 ‘제비’와 6일 새벽 홋카이도(北海道)를 덮친 강진으로 특히 방일 외국인 여행자의 이용이 많은 오사카(大阪)의 간사이(關西)국제공항과 신치토세(新千歲) 공항이 한동안 폐쇄되면서 많은 외국인의 발이 묶여야 했다. 간사이공항은 2017년 이용자수 1047만 명 중 715만 명, 신치토세공항은 165만 명중 149만 명이 외국인이었다.
요미우리신문은 9일 이들 두 공항의 대응은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큰 과제를 남겼다고 지적했다. 간사이공항은 평소 위급시 영어 한국어 중국어로 관내방송을 하기로 돼 있었지만 이번에 전기설비가 물에 잠기면서 방송을 못했다. 공항 측은 외국어를 하는 직원들이 안내 카운터에서 대응했으나 절대수가 부족했다고 인정했다.
큰 자연재해가 발생한 경우 도로나 철도는 우회 루트를 찾을 수 있지만 항공편의 경우 어렵다는 점도 부각됐다. 특히 국제선은 세관이나 출입국 관리, 검역 등이 필요해 재해시 국내선용 공항을 이용하게 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이번에도 간사이국제공항 승객을 인근 이타미(伊丹)공항이나 고베(神戶) 공항에서 소화하는 방안을 협의했으나 실현되지 않았다.
일본의 관광업계에서 가장 우려하는 것은 재해에 의한 피해의 확산. 올해 7월 서일본 폭우피해 때는 침수로 사망자가 다수 발생한 오카야마 현 마비(眞備)정과 가깝다는 이유로 인근의 관광명소까지 관광객이 격감했다. 일본 정부는 해외로 향한 정보발신을 강화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해외 미디어나 여행업계 관계자를 초대하고 해외 항공사와 연대해 광고도 늘린다는 계획이다.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관광업계에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방일 여행객이 격감했지만 저스틴 비버 등 해외 저명인을 메시지 비디오 등에 출연시켜 유치활동을 반복한 결과 ‘V자 회복’을 실현했고 최근의 방일 붐을 만들어낸 ‘성공체험’이 있다”고 전했다.
한편 홋카이도 강진에 따른 피해는 9일 기준으로 사망 39명(심폐정지 포함), 실종 1명, 부상 650명으로 집계됐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이날 오전 피해지역을 방문해 지진 피해자들을 위로했다. 강진으로 발이 묶였던 4000여 명의 한국인 관광객은 전날부터 운항이 재개된 신치토세 공항 국제선 항공편을 통해 대부분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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