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추가 관세폭탄 앞두고 실리콘밸리-디트로이트 겨냥
이틀 연속 자국기업 단속 나서
포드 “소형차 美생산 수익성 없어… 우리가 美근로자 최다 고용” 항변
중국과 무역전쟁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이 이번엔 디트로이트의 자동차회사인 포드를 겨냥해 ‘미국 생산’을 압박했다. 전날 실리콘밸리 정보기술(IT) 회사인 애플에 대중 관세폭탄을 피하려면 “미국에 새 공장을 지어라”고 훈수를 둔 데 이어 이틀째 무역전쟁에 불만을 품고 있는 자국 기업 단속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 시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CNBC에 따르면 포드가 미국의 관세 인상 전망 때문에 중국에서 만든 소형차를 미국에서 판매하려던 계획을 갑자기 폐기했다”며 “이제 그 차는 미국에서 생산될 수 있다. 포드는 관세를 내지 않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포드는 지난달 31일 중국 현지 생산 소형차인 ‘포커스(Focus)’를 내년부터 미국에 들여와 판매하려던 계획을 포기한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 대한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자, 중국 현지 생산 소형차의 수입 판매 계획을 철회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결정을 거론하며 ‘미국에서 차를 생산하면 관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며 포드를 압박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엔 중국산 제품 관세 부과로 가격 인상을 우려하고 있는 실리콘밸리의 대표 IT 기업인 애플을 공격했다. 그는 “우리가 중국에 부과할 수 있는 엄청난 관세 때문에 애플 판매 가격이 상승할 수 있지만 무관세의 쉬운 해결책과 세금 우대가 있다. 지금 새로운 공장을 건설하라”라고 트윗을 날렸다. 애플이 7일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산 제품 관세 부과에 대한 우려를 담은 서한을 미국무역대표부(USTR)에 전달한 것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내비친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일 자국의 대표 기업인 애플과 포드를 압박하며 중국과의 무역전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중국산 상품 2000억 달러어치에 대한 추가 관세폭탄 부과를 앞두고 자국 기업을 압박해 전열을 정비하는 한편 공장 이전이라는 전리품까지 챙기려는 계산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포드를 압박하며 “미국이 중국에 자동차를 판매할 때 25%의 세금이 붙는데 중국이 미국에 자동차를 팔 때 세금은 2%”라며 또다시 중국 때리기에 나섰다.
포드는 이날 성명을 내고 “판매량이 5만 대 미만인 ‘포커스 액티브’를 미국에서 생산하는 것은 수익성이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생산’ 트윗을 전면 부인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미국에서 생산된 부품과 미국 근로자를 가장 많이 고용하는 회사”라고 트럼프 대통령의 공장 이전 압박에 항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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