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32년 하계올림픽 공동개최 유치에 협력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북한의 올림픽 개최의 꿈은 수많은 장애물에 직면했다”고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는 북한의 침체된 경제, 제한된 교통 인프라, 외국 손님들을 위한 시설 부족, 최악의 인권 보고서 등을 감안했을 때 이번 공동개최 시도는 북한에 엄청난 도전이라고 설명했다.
아직 준비할 기간이 많이 남았으나 사실상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지지를 얻기 위해서는 한국의 절대적인 노력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선 북한의 경제 수준은 올림픽을 개최하기에 역부족이다.
한국은행이 추정한 북한의 GNI(국민총소득)는 320억달러(약 35조8100억원)로 2014년 러시아가 소치올림픽을 개최하기 위해 투자한 금액인 500억달러(약 55조 9600억원)보다 적다.
한국의 경제 상황도 녹록치 않다. 한국은 평창올림픽을 열며 130억달러(약 14조 5400억원)를 들였다. 올림픽을 통해 일부 수익을 거두기도 했지만, 그 과정에서 티켓을 팔기위해 고군분투해야 했다. 서울과 평창을 잇는 고속철을 만들며 쓰인 비용만 해도 100억달러(약 11조1910억원)다.
결국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선 다국적 기업의 후원이 필수적이다. 삼성, 맥도널드, 비자 등 기업들이 최근 올림픽을 후원하긴 했으나 북한이 국제 제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2032년 올림픽 개최를 결정하는 IOC 총회는 2025년이 유력한데 그 전에 대북제재가 풀리지 않을 경우 외국 기업의 물품 후원 등은 불가능하다.
북한의 인권 문제 역시 장애물이다. 북한 정권은 여전히 정치범 수용소를 운영하고 있고, 장애인들을 학대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종교의 자유도 인정하지 않는다.
탈북자 출신인 강철호 목사는 “나치 독일은 1936년 올림픽을 개최한 후 그들의 정권을 합법화했다. 이 상태로 간다면 북한에도 같은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히틀러 정권에 미뤄 추측해봤을 때 북한 정권이 14년 안에 바뀔 것 같지 않다”고도 말했다.
WSJ는 김 국무위원장은 평창올림픽에 선수들을 보내고 공동 입장을 하는 등 올림픽에 호의를 보여왔다고 설명했다. 당시 김 국무위원장은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과의 대담에서 “올림픽을 계기로 남북이 해빙기를 맞이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IOC는 “스포츠가 한반도와 세계 평화에 다시 한번 기여할 것”이라고 환영의 입장을 내놓은 상태다.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은 북한 올림픽 개최의 관건이다. WSJ는 북한 경제가 개방되고 제재가 풀린다면 북한의 꿈은 꽃을 피우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사그라들고 말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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