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현지시간) 미 월 스트리트 저널(WSJ)은 아이폰 공장을 미국으로 옮기는 것은 트럼프의 허울뿐인 승리로 돌아올 것이라고 전했다.
2000억 달러(약 224조7000억원) 규모의 중국 제품에 25%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겠다는 미국 정부의 방침에 애플이 우려를 표하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트위터를 통해 “(애플이)세금을 없앨 쉬운 방법이 있다. 중국 대신 미국에서 물건을 생산하라”고 압박했다.
애플 아이폰의 조립업체인 폭스콘이 미국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와 텍사스주 휴스턴에 아이폰 조립공장을 추가 건설할 것이라는 보도도 등장했다. 폭스콘은 현재 멕시코와 미국 위스콘신주에도 공장을 건설 중이다.
WSJ는 애플이 트럼프 대통령의 조언를 받아들여 미국 내에서 생산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 무역전쟁에서 얻을 이익이 매우 적다고 충고했다.
우선 제품 연구, 디자인, 더욱 정교한 부품 생산 등에서 중국이 격차를 좁혀오는 상황에서 전면적인 무역전쟁은 득보다 실이 많다.
애플사의 아이폰은 역사상 가장 세계화된 상품이다. 아이폰7의 카메라는 일본에서, 메모리칩은 한국에서, 전력 관리칩은 영국에서, 무선회로는 대만에서 생산된다. 사용자 인터페이스는 네덜란드, 주파수 송수신기는 미국에서 만들어진다.
아이폰 한 대를 팔았을 때 얻는 이익을 100만원으로 가정했을 때, 아이폰 한대가 팔릴 경우 아이폰 부품을 조립하는 중국 노동자들이 가져가는 이익은 고작 1만원이다. 미국인인 애플의 주주와 직원들이 42만원의 이익을 얻는다.
시러큐스 대학의 제이슨 데드릭과 캘리포니아 어바인 대학의 케네스 크레머의 공동 연구에 따르면 애플이 미국에서 매해 판매하는 휴대폰은 6000만대다. 아이폰을 만드는데 2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되는데, 연구는 이 경우 1억2000만 시간의 작업이 필요하고, 약 6000만개의 일자리가 생산될 것으로 예측한다.
사람들은 흔히 아이폰의 임금 비용이 아이폰 가격 급등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추정하지만 임금으로 인한 가격 영향은 30달러 안팎으로 크지 않다.
진짜 문제는 ‘가격’이 아니라 ‘혁신성’에 있다. 애플을 비롯한 삼성, 화웨이 등은 제조 상품이 아닌 마이크로프로세서, 메모리, 통신 칩, 카메라와 같은 주요 부품의 지적재산권을 통해 이익을 얻는다.
이러한 분야가 직접적인 일자리를 확대하지는 않지만 그들은 ‘혁신’이라는 형태로 파생 이익을 발생시킨다.
WSJ는 이것이 현재 무역분쟁의 진짜 이해관계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전략은 1980년대 초반에나 통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중국이 보복할 방법도 다양하다. 미국 반도체업체 퀄컴은 지난 7월 440억 달러(약 49조9400억원) 규모의 네덜란드 차량용 반도체업체 NXP 인수를 시도했으나 승인을 받아야 하는 9개 관련 국가들 중 중국만이 최종 승인을 거부해 결국 실패한 바 있다고 WSJ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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