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운 주지사 “플라스틱이 지구 질식시켜”
빨대 필요한 장애인 접근권 우려 목소리도
캘리포니아주(州)가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음식점에서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제한하는 주가 됐다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이날 제리 브라운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이날 “버려진 플리스틱은 지구를 질식하게 만든다”면서 주내 음식점들의 플라스틱 빨대 선(先) 제공을 금지하는 주법을 통과시켰다.
내년 1월부터 캘리포니아 내 음식점들은 손님이 특별히 요구하지 않는 한 플라스틱 빨대를 먼저 제공해서는 안 된다. 위반 시 처음 2번은 서면 경고를 받고 이후에는 벌금으로 하루에 25달러씩 내야 한다.
브라운 주지사는 “손님들에게 플라스틱 빨대를 따로 요청하도록 하는 것은 아주 작은 한 걸음이지만 손님들이 잠깐 멈추고 다시 생각해보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법안을 발의한 이안 칼데론 하원의원(민주·캘리포니아)은 LAT 인터뷰에서 “모든 음료를 빨대와 함께 제공하는 기본적인 행위를 없애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가 갖고 있는 유해성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화당에서는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강제로 금지하면 중소규모 사업장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이유로 이 법안에 반대했다.
디본 매티스 하원의원(공화·캘리포니아)은 “아이들에게서 벗어나 마침내 아내와 단둘이 레스토랑에 갈 기회를 얻었을 때, 빨대와 해양 환경에 대한 훈수를 듣고싶지 않다. 그건 분위기를 방해하는 것”이라면서 반대 의견을 표했다.
장애인 인권단체에서도 ‘빨대 금지령’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손으로 컵을 들고 음료를 마시기 어려운 경우에는 빨대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뇌성마비를 앓고 있는 여행 블로거 커린 윌리슨은 LAT 인터뷰에서 “음식점들이 벌금이 두려워서 플라스틱 빨대를 아예 제공하지 않을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빨대가 필요한 사람들은 겉보기에 드러나지 않는 장애나 질병을 앓고 있을 수 있다”면서 “그들은 빨대가 ‘진정으로’ 필요한 상황에서 (도덕적인) 판단을 받아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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